나운영작품전집 6 나운영기념사업회에서 발간한 찬송곡집
korean hymns(1)
나운영작품전집 시리즈 ⑥

나운영 찬송곡집(1)

회중찬송
발행: 2015.10. 21(327면) 운경음악출판사


찬송곡집을 엮으면서

  나운영은 1979년 9월부터 1993년 9월까지 장장 14년 동안 162회에 이르는 신작찬송가 월례 봉헌예배를 통해 매월 7곡씩 새로운 찬송가를 작곡해서 하나님께 바쳤다.

  나운영은 생전 자신이 작곡한 찬송가를 한국찬송가라고 이름 붙여 300곡을 출판하였었는데, 한국찬송가라고 하니까 흔히 국악찬송일 것으로 지레짐작하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하지만 나운영의 한국찬송가가 꼭 한국적인 선율, 한국적인 리듬, 한국적인 화성만으로 작곡된 것은 아니다. 나운영 스스로 '작품은 나의 신앙고백'이라고 밝혔듯이 가사가 전해 주는 영적 감동을 음악으로 표현하여 전달하고자 노력하는 과정에서, 그 노력의 일부분을 자신이 평생 추구해온 한국화성의 실험적인 시도로 할애했던 것이다.
   이번 찬송가 출판을 앞두고 제목을 찬송곡집이라고 붙인 것도 한국인이 작곡한 한국찬송가가 어떤 편견에 치우치지 않고 오로지 하나님께 바치는 찬송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나운영이 평생 작곡한 찬송가를 출판하기로 계획한 다음 가장 먼저 문제가 된 것은 도대체 나운영이 작곡한 찬송가가 모두 몇 곡인지? 몇 곡을 선정하고 또 그 선정은 어떤 기준으로 해야 할지? 마지막으로 그 선정된 곡을 어떻게 분류해서 출판할지를 정하는 것이었다.

  나운영이 소천하기 한 달 전 제일 마지막으로 찬송가를 봉헌한 곡의 번호는 1,105번이었다. 그런데 여기에서부터 착오가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하도 여러 곡을 봉헌하다보니 헷갈려서 번호가 중복되게 발표된 곡이 3곡 발견되었던 것이다. 또 나운영은 신작찬송가 봉헌을 결심하기 훨씬 전인 1950년대부터 틈틈이 찬송가를 작곡하여 발표해왔었고, 찬송가위원회 신작찬송가 공모에도 여러 곡을 제출하였으며, 어린이를 위한 찬송가도 꾸준히 작곡을 하여 발표했었다. 송영까지 포함해 모든 곡들을 합쳐보니 나운영이 작곡한 찬송가는 무려 1,239곡이나 되었다.
두 번째, 몇 곡을 어떤 기준으로 선정해야 할지를 고민하고 있던 중 나운영의 메모를 하나 발견하게 되었다.
      '찬송별곡 (讚頌別曲)'

  나운영은 찬송가의 별곡別曲으로서 통일찬송가와 장수를 맞추어 558곡을 출판할 계획을 메모에 적어 놓았던 것이다. 이 메모 덕분으로 수록곡 숫자를 정하는 것은 별 고민없이 결정하게 되었으나, 문제는 그 다음으로, 수록곡을 어떤 기준으로 선정할 것인지가 더 큰 문제였다. 그래서 가장 중요한 원칙 한 가지를 세웠다. 즉 나운영이 직접 선정했었던 찬송가는 무조건 포함시킨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운영이 직접 간이로 출판한 『한국찬송가』1,2,3집과 정식으로 출판된 『한국찬송가 100곡선』1,2,3집은 물론, 출판을 계획했던 4집 및 기타 출판물과 함께 메모에 출판 계획을 기록해 놓은 찬송가까지 나운영이 직접 선정한 찬송가 모두를 무조건 수록하였다.
   세 번째로 분류가 문제였는데, 선정된 558곡을 한 권으로 출판하기에는 너무 분량이 많아 두 권으로 나누어 출판하기로 결정한 다음 제 1권은 교인들이 함께 부를 수 있는 회중찬송 중심으로, 제 2권은 나운영이 한국적인 찬송가를 모색하기 위해 실험적인 작곡을 시도한, 말 그대로인 한국찬송가와 함께 독창 및 성가대용 찬송가, 송영 그리고 어린이 찬송가를 수록하기로 하였다.

  이 찬송곡집을 엮으면서 일러두어야 할 사항이 하나 있다.
나운영은 한국찬송가를 출판할 때마다 첫머리 일러두기에 '이 곡의 화성을 절대로 바꾸지 말 것'과 '장구장단이 적혀 있는 곡은 장단을 마음속으로 생각하면서 부를 것'을 강조하였다.
평소 이것이 그렇게 중요한 것인지를 생각하지 않았었는데, 우연한 기회에 나운영의 찬송가를 나운영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연주자들에 의해 발표되는 것을 들으며 비로소 그 중요성을 실감하게 되었다.
제멋대로 복음성가 반주하듯 서양식 화음을 붙이거나, 곡의 리듬과 어울리지 않게 악보에도 없는 아르페지오를 붙여버리니, 한국적인 리듬과 한국적인 화음이 바탕이 되지 않은 나운영의 찬송가는 정말 '갓 쓰고 양복 입은 격'이 되어 버렸다. 한국인이 장구 리듬을 전혀 모르는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한 음 한 음 치열하게 고뇌하며 창작한 작품을 제멋대로 바꾸어 버리니 작곡가에게 미안하기보다는 오히려 하나님께 죄송한 마음이 들 정도였다.
그래서 이 찬송곡집을 엮으면서 다시 한 번 일러두기를 강조하게 된 것이다.

  끝으로 모쪼록 이 찬송곡집을 통하여 하나님께 감사와 찬송을 올리며 하나님의 영광이 온 천하에 드러나는 데 이 찬송곡집이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기를 기도하는 바이다.


       2015년 10월     나운영기념사업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