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집 2집 '독백과 대화'
 

  새로운 계명창법을 제창한다

나  운  영

    Do Re Mi Fa Sol La Si는 만국 공통으로 사용되는 계명이다. (악보 Ⅰ)
   
   그런데 영국에서는 1746년부터 Do Re Mi Fa Sol La Ti가 사용되어 왔고,  파생음에 있어서 Do#은 Di로,  Re#은 Ri로,  Fa#은  Fi로,  Sol#은  Si로,  La#은  Li로 발음하고 , Ti♭은 Te로,  La♭은 Le로,  Sol♭은 Se로,  Mi♭은 Me로, Re♭은 Ra로 발음하게 되었다. (악보 2).
   
   여기에 있어서 음계의 일곱째 음을 Ti로 바꾼 것은 Sol#(Si)과 혼동되기 때문이요 또한 Si♭(Se)과 Sol♭(Se)이 혼동되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 허나 상술한 바와 같이 Do Re Mi Fa Sol La Si는 만국 공통으로 사용되는 계명일 뿐만 아니라 더욱이 불란서와 이태리에서는 이것이 그대로 음명으로도 사용되고 있으므로 Si를 Ti로 바꿔 발음한다는 것은 적당치 않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까닭으로 오래 전부터 Ti를 다시 Si로 정정해서 발음하는 습관이 생기게 되었으니 이는 계명창법이나 음명창법은 어디까지나 주로 악보를 보고 읽을 때에 사용되는 것이므로 Sol#과 Si, 또는Si♭과 Sol♭이 사실상에 있어서 혼동되지 않는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여기서 나는 새로운 계명창법을 제창하고자 한다. 즉 본래의 계명(Do Re Mi Fa Sol La Si)을 그대로 사용하되 Sol#은 Sil로, Sol♭은 Sel로 발음하자는 것이다. (악보 3).
     
   이 방법을 사용한다면 Sol#과 Si, 또는Si♭과 Sol♭의 발음이 틀리므로 혼동될 염려가 없게 된다. 다만 Sil이나 Sel의 발음이 다소 서투른 느낌이 없지 않으나 Sil(Sol#)은 단조(短調)선율에만 주로 나타나고 한편 Sel(Sol♭)은 장조 단조를 통틀어 별로 나타나지 않는다 왜냐하면 반음계의 하행형에 있어서 습관상 Sol♭대신으로 Fa# 이 사용되기 때문이다. (악보 4).
   
   나는 이 새로운 계명창법이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세계 각국에서 채택되기를 바라는 동시에 불란서나 이태리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이것이 음명창법으로도 사용되므로 음악 교육에 큰 성과가 나타나게 되기를 바라는 바이다.
   끝으로 대단히 드물게 사용되는 것이긴 하나 Do♭은 De, Mi#은 Mu, Fa♭은 Fe로, Si#은 Su로 발음하기를 제창한다. (악보 5).
     
   즉 Do♭과 Fa♭은♭이 붙었으므로 De, Fe로 발음하는 것이 당연하며,  i에 비하여 u는 입이 위로 벌려지므로 Mi#은 Mu로, Si#은 Su로 발음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이 방법을 따르면 현대음악이라도 무난히 시창(視唱)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해 둔다.

 < 1967. 1. 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