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집 3집 '스타일과 아이디어'
 

공해(公害)와 공해(恐害)
 대중가요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

나  운  영


   우선 대중가요의 정의부터 내려보아야겠다.
   「대중이 즐겨 부르는 노래」가 대중가요인가?   그렇지 않으면 「대중적인 노래」가 대중가요인가?   대중가요란 소위 유행가를 듣기 좋게 말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데 이 중에는 저속가요와 왜색가요와 지나친 Jazz조의 가요가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예를 들어 「처녀엄마」, 「총각아빠」, 「연애 영 번지」, 「내 고향 백일번지」 등의 제목으로 된 노래가 저속가요요. 「동백아가씨」처럼 일본 고유의 음계인 「미야꼬부시」로 된 멜로디나 일본식 창법, 일본식 편곡, 무드로 된 노래가 왜색가요요,  비틀즈음악, 소올음악 등의 노래가 지나친 Jazz조의 가요이다.

    여기서 내 나름대로 대중가요의 정의를 다시 내려본다면 대중가요란 성인가요를 말하는 동시에 사회음악을 뜻한다고 말하고 싶다.   즉  말하자면 자라나는 어린이나 중.고등학생은 물론 대학생들도 불러서는 안될 노래, 정신위생상 큰 해를 끼쳐주는 노래, 너무도 Sexy한 노래 등등이 대표적인 대중가요이다.
   영화 중에는 「중.고등학생 입장불가」란 것이 있어 문교부에서 강력하게 단속을 하고 있는데 어째서 대중가요는 못부르게 하지 않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혹 영화가 대중가요보다 더 해를 끼쳐준다고 생각하기 때문일까? 대중가요란 성인영화보다도 더 해를 끼쳐준다고 해도 절대로 지나친 표현이 아니라고 나는 잘라서 말하고 싶다.

    대중가요에는 제목 자체에서 풍기는 해독, 가사내용에서 풍기는 해독, 멜로디, 창법, 편곡, 무드에서 풍기는 해독 등이 이루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독소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천진 난만한 어린이, 때묻지 않은 학생들이 대중가요를 듣거나 노래하면 자연히 마음이 해이해지고 퇴폐적인 생각에 빠지게 되고 공부가 하기 싫어질 뿐만 아니라 결국에 가서는 타락하고 말게 되어 버리기 쉬우니 얼마나 무서운 일인가?
   요즈음 공해(公害)란 말이 흔히 사용되는데 나는 공해(公害)보다는 도리어 공해(恐害)란 말이 더 적합하다고 생각된다.   왜냐하면 공해(公害)란 막을 수도 없고, 피할 수도 없는 무섭고도 두렵기만 한 것이기 때문이다.
   위에서 나는 대중가요가 특히 미성년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너무도 크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리고 대중가요란 비단 미성년자들에게만 해롭고 성인들에게는 이롭다고 말할 수도 없다.  즉 아무리 대중가요가 성인가요요, 사회음악을 뜻한다고 하더라도 저속가요, 왜색가요, 지나친 Jazz조의 가요가 성인들에게 이로울 까닭이 없으니 말이다.
    대중가요는 레코드를 통해, T.V나 라디오를 통해 가정에까지 깊숙히 침투되고 있으니 공해(公害)아닌 이 공해(恐害)에 대한 대책은 무엇일까?

    퇴폐풍조일소를 부르짖고 있는 정부에서 이를 전적으로 막아주는 길 밖에는 없다.  즉  저속, 왜색, Jazz조 등 재래식의 대중가요와는 색채가 다른 - 명랑하고 민속적이고 건전한 새로운 타입의 대중가요만을 권장해야 한다.  소위 Pop Song 스타일의 서정적인 노래, 우리 민요풍의 명랑한 노래, 군가조의 씩씩한 노래가 즐겨 불리어질수록 우리 사회는 날로날로 정화되어져 갈 것이 분명하다.
    이런 의미에서 나는 머지 않아 발족될 방송공사에 대해 일단 기대를 가져 보련다.
 애상적이고 관능적이고 염세적인 노래를 부지불식간에 불러오던 성인, 미성년자들이 스스로 그 부끄러움을 느낄 수 있는 풍토가 하루 속히 이루어져야겠다.

    「퇴폐풍조일소」는 대중가요의 정화로부터 시작되어야만 한다.

 <1974. 4. 월간 「민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