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집 3집 '스타일과 아이디어'
 

한국 음악대학의 진로
-작곡 분야를 중심으로-

나  운  영

   '한국 대학음악의 진로'에 대해서 논하기 전에 1967년 4월 10일자 연세춘추에 발표되었던 나의 '한국음악의 지방성과 국제성'이란 글 중에서 일부를 인용하고 싶다.
   '학생들이 음악을 공부하는데 있어서 그 근본 목적부터가 잘 못된 점이 많으니 첫째로 양악을 연주하는 것을 목적으로 삼는 자가 절대 다수인 것 만은 놀라지 않을 수 없다.  Bach, Beethoven을 연구하는 것 만이 우리나라 음악학도의 할 일인가?  우리 작품을 올바르게 연주할 수 있기 위하여 양악 작곡법 또는 연주법을 배워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둘째로 양악으로는 도저히 외국사람을 따를 수 없기 때문에 결국은 우리 음악을 공부할 수밖에 없다고 체념하는 자가 많이 있는 듯한데 이는 낙오자의 변에 불과하다. 동양음악보다 훨씬 과학적으로 발달한 서양음악의 작곡법이나 연주법을 모르고는 우리 작품도 온전히 작곡, 연주할 수 없다. 그러므로 어디까지나 우리는 민족음악을 창조하는데 목적을 두고 우리 민속음악과 양악을 배워야 할 것이다.
   본시 그들이 양악을 배우는 것만을 목적으로 삼았던 것이기에 민속음악은 물론 민족음악에 대하여 관심조차 없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중략)  우리나라에는 음악대학이 많다. 그러나 이것은 한국의 음악대학이라고 감히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것은 모두 외국의 음악대학의 출장소 구실을 하는데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즉 독일, 이태리, 불란서 등 양악만을 가르치고 있고 우리 음악으로서는 겨우 국악개론, 국악감상, 국악사 등을 형식적으로 가르칠 뿐이고 전공실기에 있어서는 우리 작품은 거의 도외시되어 있다. 하기야 기악분야 전반에 걸쳐 우리 작품이 골고루 있는 것은 못되나 어디까지나 우리 작품을 연주하는데 필수과정으로서 언제든지 - 아니 언젠가는 우리 작품을 올바르게 연주할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할 것이 아닌가? 그러므로 우리의, 우리에 의한, 음악대학이 되려면 민속음악을 좀더 적극적으로 가르쳐야 하며, 이것을 배움으로써 음악학도의 머리 속에 민족음악 창조에 대한 올바른 정신이 뿌리 깊게 박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우리음악을 못 배우면 외국에 가서 외국사람에게 우리음악을 배워야 할 것인가? 마땅히 우리나라의 모든 음악대학은 민족음악과 민속음악을 철저히 가르쳐야 할 것이다.'   이상은 '음악학도의 기본자세'와 '우리나라의 음악교육의 맹점'에 대한 나의 지론이다.

   이제 작곡분야를 중심으로 '한국대학음악의 진로'에 대해 논하고자 한다.
   첫째로 시창, 청음 교육에 있어서 항상 우리 민속음악과 관련을 맺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시창을 가르침에 있어서 Wullner의 Chorubungen이나 Thomas의 Chorschulle나 Danhauser et Lemoine의 Solfege에는 Pentatonic Scale만으로 된 멜로디가 없을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장단으로 된 멜로디 같은 것은 찾아보기조차 힘든 형편이다. 그러므로 동양풍 내지 한국풍의 멜로디로 된 연습곡을 가르쳐야만 작곡하는데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특히 청음을 가르치는데 있어서는 더욱 이런 점에 유의해야 한다.
   둘째로 고전 화성학을 가르치는데 있어서 소위 Figured Bass System의 화성학을 택할 것이 아니라 Functional Harmony를 택해야만 작곡하는데 있어서 직접적인 도움이 된다. 그렇다고 해서 Dubois, Wedge, Piston, Stohr등의 화성학을 무시해도 좋다는 말이 아니라 이것은 전반화성을 공부할 때에 필요하고 선률 화성법을 공부하는데 있어서는 기능 화성학을 공부하는 것이 절대로 효과적이라는 뜻이다.
   셋째로 고전대위법을 가르치는데 있어서 소위 Strict Counterpoint을 택할 것이 아니라 Free Counterpoint를 택해야만 작곡하는데 있어서 직접적인 도움이 크다. 그렇다고 해서 Fux, Dubois, Dupre, Stohr등의 대위법을 an시해도 좋다는 말이 아니라 이것을 고전 화성학을 배우기 전에 공부한다는 것은 무방하나 고전 화성학을 배운 뒤에는 별로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따라서 자유 대위법을 처음부터 공부하는 것이 작곡에 있어서 직접적인 도움이 된다.
   넷째로 악식론을 악곡분석을 겸해서 공부해야 크게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Sonata form이나 Fugue form에 있어서의 공식을 아무리 외었다 하더라도 이것은 어디까지나 죽은 지식으로 끝나는 것이 되어 버리고 만다. 따라서 악곡을 실제로 분석해 보아야만 작곡하는데 있어서 기본적인 산 공부가 되는 것이다.
   다섯째로 관현악법은 흔히 악기론에만 국한된 공부를 하기 쉬우나 이 밖에 악기 편성법과 편곡법에 대한 공부도 해야 한다. 특히 악기 편성법이나 편곡법은 실제 연주 또는 레코드를 통해서 그 효과를 분명히 알고 실제로 편곡 또는 작곡해서 그 연주를 들어보아야만 된다.
   여섯째로 작곡법은 가곡, 창가, 동요 등 가사에 의한 작곡부터 시작하지 말고 우선 기악곡부터 쓰도록 지도해야 한다. 왜냐하면 기악곡을 쓰던 사람은 가곡을 쓸 수 있어도 성악곡을 주로 쓰던 사람은 도저히 기악곡을 쓸 수 없다는 것을 나는 확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뿐만 아니라 우선은 피아노 반주가 붙은 곡 또는 피아노곡을 쓸 것이고 다음에 피아노가 포함되지 않은 실내악곡을 쓰도록 지도해야 호과적이다. 한편 될 수 있는대로 관현악곡은 좀 나중에 쓰도록 권해야 한다.
   일곱째로 근대 화성학은 드뷔시, 바르토크, 스트라빈스키, 쉔베르그, 힌데미트 등등의 작품의 화성을 분석해 보는 것을 통해서 그 화음은 어떤 때, 어떻게 효과적으로 썼나를 연구해야 한다. 왜냐하면 그 화음 자체만이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근대 화성은 반드시 자기 자신이 피아노 소리를 들어보고 그 화음감을 길러야 한다.
   여덟째로 근대 대위법은 먼저 바하 스타일의 Free Counterpoint를 철저하게 공부한 뒤에 수직적으로 근대 화성을 생각하면서 수평적으로 쓰는 법을 공부해야 한다. 한편 근대 대위법을 공부하는데 있어서 Strict Counterpoint의 기본을 응용하는 것이 매우 현명한 일이라 할 수 있다.
   아홉째로 음악분석은 악식론과는 달라서 우선 어떤 작품의 스타일을 파악하고 화성분석과 형식분석을 한 다음 그 작곡자의 아이디어와 테크닉을 알아내고 마지막으로 그 곡의 연주법에 관해서까지 세밀히 연구해야 한다. 다시 말해서 What, Why, How를 철저히 공부하는 것은 작곡을 하는데 있어서 가장 큰 도움이 되는 법이다.
   열번째로 작곡학에 관한 중요서적을 읽어두는 것이 급선무일 뿐 아니라 이것들을 섭취하고 자기나름대로 소화시켜야 한다. 이제 중요서적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1. Goetschius : - The Theory and Practice of Tone Relations
  2. Goetschius : - The Material used in Musical Composition
  3. Miller : - New Harmonic Derices
  4. Hull : - Modern Harmony It's Explanation and Application
  5. Hindemith : - Traditional Harmony
  6. Persichetti : - 20th Century Harmony
  7. Goetshius : - Applied Counterpoint
  8. Goetshius : - Exercises in Elementary Counterpoint
  9. Krehl : - Kontrapunkt
 10. Hindemith : - Exercises in Two part Writing
 11. Krenek : - Studies in Counterpojnt based on the 12 -tone Technique
 12. Goetrchius : - The Homophonic forms of Musical Composition
 13. Goetschius : - The Larger forms of Musical Composition
 14. Leichtentritt : - Formenlehre
 15. Krnnan : - The Technique of Orchestration
 16. J. Wagner : - Orchestration
 17. Rimsky-Korsakow : - Principles of Orchestration
 18. Guirand-Busser : - Traite Pratique dlustrumentation
 19. Hindemith : - The Craft of Composition
 20.Demoth : - A Course in Musical Composition
 21. Busser : - Precisde Composition
 22. Erpt : - Vom Wesen der Neuen Musik
 23. Messiaen : - Technique de  mon Language Musial
 24. Schouberg : - Models for Beginners in Composition
 25. Spinner : - A Short Introduction to the technique of 12 tone        Composition
 26. Perle : - Serial Composition and Atonality
 27. Forte : - Contemporary Tone -Stuctures
 28. Reti : - Tonality Atonality Pantonality
 29. Stuckenschmidt : - 20th Century Music
 30. Ulehla : - Contemporary Harmony
 31. Dallin : - Technique of 20th Century Composition
   열한번째로 음악감상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 레코드를 시대순으로 감상하는 방법은 음악사를 연구하는데 필요한 일이고 작곡을 공부하기 위해서는 먼저 넓게, 마음에 깊게 들어야 한다. 작곡 학도들은 베토벤, 모차르트, 차이코프스키도 좋으나 되도록 후기 낭만파음악, 근대음악, 현대음악을 자주 들어야 한다. 적어도 브람스, 프랭크, 드뷔시, 거슈인, 바르토크, 스트라빈스키, 쉔베르그, 스토크하우젠 등을 열심히 들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독일 중심의 음악만을 듣지 말고 불란서, 러시아, 영국, 미국, 이태리 등 여러나라의 음악을 골고루 들어서 섭취해야 한다. 이런 뜻에서 우리나라 학생들이 반드시 들어야만 할 작품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1. Franck : - Symphony
  2. Faure : - Requiem
  3. d' Indy : - Sympony on a French Moumtain Air
  4. Scriabin : - Poem of Ecstasy
  5. Roussel : - Suite in F
  6. Bartok : - String Quartet No.1
  7. Kodaly : - Sonata for Cello Unaccompanied
  8. Milhaud : - Creation du monde
  9. Honegger : - King David
 10. Ibert : - Concerto for Saxophone & Orchestra
 11. Sibelius : - Symphony No.4
 12. Francaix : - Concertino for & Orchestra
 13. Tansman : - Triptych
 14. Poulanc : - Trio for Oboe, Bassoon & Piano
 15. Vaughan : - Williams : - Concerto Academico
 16. Walton : - Facade, Suite
 17. Bloch : - Schelomo
 18. Varese : - Poeme Electrinique
 19. Messiaen : - Turangalila -Symphonie
 20. Jolivet : - Concertion for Trumpet & Piano
 21. Gershwin : - Rhapsody in Blue
 22. Grofe : - Grand Canyon, Suite
 23. Villa-Lobos : - Forest of the Amazon
 24. Respighi : - Feste Romane
 25. Stravinsky : - The Wedding
 26. Schonberg : - Pierrot Lunaire
 27. Berg : - Lyric Suite
 28. Webern : - Variationen
 29. Satie : - Gymnopedies
 30. Hindemith : - Steing Trio No.2
 31. Copland : - Rodeo
 32. Barber : - Medea
 33. Menotti : - Concerto for Violin & Orchestra
 34. Chavez : - Sinfonia India
 35. Prokofiev : - Love for the Oranges, Suite
 36. Shostakovich : - symphony No.1
 37. Khachaturian : -Gayne, Ballet Suite No.1 & 2
 38. Britten : - War Requiem
 39. Berio : - Circles
 40. Cage : - Aria with Fontana Mix
 41. Gassman : -Electronics
 42. Orff : - Carmina Burana
 43. Sala : - 5 Improvisations on Magnetic Tape
 44. Stockhausen : - No.5 Zeitmasse
 45. Kagel : - Transicion
 46. Badings : - Capriccio for Violin & 2 Sound tracks
 47. Raaijmakers : - Contrasts
 48. Schuller : - Triplum
 49. Xenakis : - Pithoprakta
 50. Penderecki : - Thernody for the Victims of Hiroshima
 51. Davidovsky : - 3 Synchronisms for Instruments & Electronice Sounds
 52. Sollberger : - Chamber Variations for 12 Players & Conductor
 53. Subotonick : - Silver Apples of the Moon for Electronic Music Synthesizet
 54. Babbit : - Composition for Synthesizet
 55. Luening : - Gargoyles
 56. Arel : - Stereo Electronic Music No.1
 57, El-Dabh : - Leiyla & Poet
 58. Lueni g-Ussachevsky : - Concerto Piece for Tape Recorder &Orchesta
 59. Powell : - Events for Tape Recorder
 60. Ligeti : - Atmospheres
 61. Erb : - Music for instruments & Electronic Sounds
 62. Kirchner : - String Quartet  No. 3 for String & Electronic Tape
 63. Denisov : - Crescendo & Diminuendo
 64. Serocki : - Sinfonietta for 2 String Orchestra
 65. Pousseur : - Rimes pour differetes
 66. Martirano : - 0, O, O, O, That Shakspeherian Rag for Mixed Chorus & Instumental Ensemble
 67. Glanvile-Hicks : - The Transposed Heads
 68. Overton : - Viola Sonata
 69. Bassett : - Variations for Orchesta
 70. Bacewicz : - Music for Strings, Trumpet & Percussion

<1970. 음악연세 4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