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집 4집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복음전도는 완전한 연주를 통하여
 - 하몬드 오르간, 마림바 연주를 듣고 -

나  운  영

   한국 교회음악협회 주최로 열린 연주회는 우리 교회음악계에 새로운 문제를 던져 주었다.
   먼저 음악가로서의 연주 기술이 놀랍다는 것은 더 말할 필요조차 없는 일이었다. 아직까지 하몬드 오르간이나 마림바, 비브라폰의 본격적인 연주를 들어보지 못했던 우리들에게는 「NBC」(로스엔젤레스 심포니), 「피아티고르스키」, 「웨스트민스터 합창단」 등의 내한 공연이 가져 온 영향과 비중을 가릴 수 없는 의의 있는 연주회였다.

   우리는 이번 연주회를 통하여 새 악기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갖게 되었으며 이 방면의 길이 개척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연주회의 의의는 비단 음악면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신앙면에서 볼 때 그들은 더욱 큰 교훈을 주었다는 것을 나는 강조하고 싶다. 우리나라에서는 교회에서 음악을 배워 출세하면 교회를 떠나 세속음악에만 종사해 버리는 음악인을 많이 볼 수 있는데 그들은 반생 이상을 헐리우드 등지에서 세속음악만을 위하여 몸을 바쳐 오다가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고는 온갖 부귀영화를 누리던 지금까지의 모든 생활을 청산하고 오직 하나님만을 위하여 살기로 결심하고 선명회에 뛰어 들어 음악을 통한 복음 전도 사업에 헌신하고 있는 것을 볼 때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알 수 없다. 이런 의미에서 나는 그들을 더욱 위대한 음악가로 존경하여 마지 않는다.
   끝으로 복음전도에 있어서 음악의 효과가 얼마나 큰가를 나는 재인식하게 되었다. 그들의 연주 곡목이 비단 교회음악에 국한되지 않았고 행진곡과 재즈풍의 것들까지였다 할지라도 완전한 기술로 도가 통한 연주를 하였기 때문에 대중의 마음을 완전히 사로잡고 말았던 것이다. 따라서 교회음악은 먼저 완전한 연주를 통해서만 성립되는 것이요 미숙한 연주, 불완전한 연주는 복음전도에 있어서 도리어 큰 지장을 가져올 뿐만 아니라 때로는 유해하다는 사실을 통감하게 되었으니 이번 연주회는 음악면으로 보나 신앙면으로 보나 교회음악계에 새로운 문제를 던져 주었다고 나는 생각한다.

<기독공보 1957. 2.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