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집 5집 '토착화와 현대화'

나의 애장 명반

나  운  영

   일제가 망하기 직전인 1944년 나는 우연한 기회에 본정(本町) 2정목(丁目)(지금 충무로 2가)에 있는 야마구찌(山口)악기점 레코드부에서 『귀와 눈에 의한 콜롬비아 음악사 제5부 현대음악편』을 샀다. 이것은 영국 옥스포드대학 출판부 발행의 유성기판인데 숄즈(P.E.Scholes) 박사 편집으로 되어 있었다. 10인치 청반(靑盤) 8매에다가 부록으로 90면이나 되는 해설책이 끼어 있었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제 1 장  총  론
   제 2 장  후기 낭만주의 음악
   제 3 장  인상주의 음악
   제 4 장  다조주의 음악
   제 5 장  무조주의 음악과 표현주의 음악
   제 6 장  표현주의 음악
   제 7 장  기악법에 있어서의 극단주의 음악
   제 8 장  미분음주의 음악
   제 9 장  20세기 음악에 있어서의 재즈의 영향
   그리고 레코드 번호와 작품과 작곡자는 다음과 같다.
   JD 6017 A  「탄식」(작품 70)‥‥‥엘가 작곡
   JD 6017 B   조곡 「벼락귀족」 중에서
                    「간주곡」 (작품 60 ) ‥‥‥ R.쉬트라우스 작곡
   JD 6018 A  「붉은꽃의 숨결을 마시다」‥‥‥ 말러 작곡
   JD 6018 B   드뷔시의  무덤에의 「헌송(獻頌)‥‥팔랴 작곡
   JD 6019 A   미사곡 g단조 중에서 「키리에 」 ‥‥‥본 윌리암스 작곡
   JD 6019 B   피아노를 위한  개가 ‥‥‥ 아놀드 빡스 작곡

   JD 6020 A   여섯 개의 고대의 에피그라프 제3번.
   JD 6020 B   셰라자드 중에서 「마법의 피리」 ‥‥라벨 작곡
   JD 6021 A   소관현악을 위한 「제 3교향곡」'세라나드‥‥‥‥미요 작곡
   JD 6021 B  「결혼」 (발췌) ‥‥‥스트라빈스키 작곡
   JD 6022 A   세레나데 중에서 「타란텔라‥‥카셀라 작곡
   JD 6022 B   비올라와 첼로를 위한 「스케르쪼」‥‥‥‥힌데미트 작곡
   JD 6023 A   피아노를 위한 미크로코스모스 중에서 「스타카토와 오스티나토」 ‥‥‥‥바르톡 작곡
   JD 6023 B   가원의 서(架園의 書) 중에서「그대길을 어느 곳으로 택하고」 ‥‥‥ 쇤베르크 작곡
   JD 6024 A   옥탄드르 중에서 「종곡(終曲)」 ‥‥바레즈 작곡
   JD 6024 B   2개의 바이올린을 위한 6분음 2중주곡 중에서 「알레그로 모데라토」‥‥‥하바 작곡

   물론 음악학교 재학시절(1940∼43)에 드뷔시·라벨·스트라빈스키·바르톡은 즐겨 들었지만 본 윌리암스·미요·카셀라· 바레즈·하바는 생전 처음 듣게 되었으니 그때의 충격은 상상외로 컸다. 6·25사변중 부산으로 피난갈 때에도 이 레코드와 스트라빈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 (두슈킨 독주)만은 가지고 갔었는데 지금도 보물처럼 간직하고 있다.
   이 밖에도 내가 아끼는 레코드 가운데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1. Bloch: Hebrew Rhapsody for cello & orchestra ' Schelomo'- Emanuel Fevermann with Leopold Stokowski and the Philadelphia Orchestra
   2. Verdi : Il Trovatore "di quella pira'-1 aria 40 tenors 80 high C's
   3. Beethoven : Symphonie, Nr.9 Aufgenommen in Festspielhaus Bayreuth 1951- Furtwangler
   4. The Stokowski Sound -2 Complete Recordings Dvorak 'New World' The Philadelphia Orchestra 1927 New Philharmonia Orchestra 1973
   이 중에서 첫째 것은 너무 많이 들어서 못쓰게 되었는데 5년전 일본에서 새것(S·P)을 다시 샀고, 둘째 것은 마침 두장을 모았었기 때문에 하나는 김진원선생에게 선물했고, 셋째 것은 10여년전에 어떤 사람이 가지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해서 애걸 복걸 끝에 드디어 살 수가 있었으며, 넷째 것은 10년 전에 일본에 가서 사왔다.
   나는 화성학·대위법·악식론·관현악법·작곡법 이외에 특히 음악분석법과 연주법에 비상한 관심을가지고 있기 때문에 위의 네가지 레코드는 강의시간에 항상 학생들에게 비교 설명해 주곤 한다.

   이밖에도 아마 나혼자 만이 가지고 있을 것으로 믿어지는 레코드가 상당히 많으나 지면관계로 부득이 생략할 수밖에 없고 끝으로 비장품(秘藏品)을 소개한다면 <D.G.G.의 AVANT GARDE>이다.
  1. MG 9326~31 AVANT GARDE Vol. 1
        Lutoslawski, Penderecki, Mayuzumi, Stockhausen, Kagel, Allende- Bliu, Ligeti         , Bedford, Mellnas, Kopelent ,Globpkar, Berio, Alsina의 작품
  2. MG 9617~22 AVANT GARDE Vol.2
        Improvisationen (1969), Zimmermann, Cage, Schnebel, Kagel, Koenig,
        Pongracz, Riehn, Stochausen의 작품.
  3. 2561 039∼044 AVANT GARDE Vol.3
        Kagel, Ligeti, Brown, Rosenberg, Ferrari, Foss, Hiller, Schwartz, Stochausen,         Kayn, Nono의 작품.

   레코드는 소모품이니 소중히 다루어야만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일단 테이프에 녹음한 다음, 레코드는 잘 모셔두고 테이프로만 감상해야 한다. 이런 보물들이 모조리 Compact Disc로 나올 때까지는 좀 귀찮더라도 이 방법으로 들어야겠다. 나는 좀 귀한 레코드는 최소한 꼭 같은 것을 두벌 사모으는 습관이 있는데 이는 분실·파손·도난의 경우에 미리 대비하기 위함이니 이것도 일종의 (난봉)이 아닐른지 ‥‥‥‥

<1985, 가을호 레코드음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