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집 5집 '토착화와 현대화'

찬송가를 바로 알고 부르자

나  운  영

   속칭 통일찬송가 중에서 389장(믿는 사람들은 군병 같으니)과 372장(나 맡은 본분은)은 합동·새·개편찬송가에도 들어 있어 항상 즐겨 부르고 있는데, 389장은 화성분석을 하던중 a와 b를 발견(?)했고, 372장은 성가대를 지휘하다가 문제를 또한 발견(?)했고, 특히 102장은 우리나라 찬송가에는 처음 수록된 것으로서 조금도 이상한 느낌 없이 극히 자연스럽게 애창해 오던 중 화성분석에 의문이 생겨 고민 끝에 하나의 결론을 얻게 되었다.  흔히 우리는 인쇄된 외국악보라면 무조건 믿는 습성이 있는데 여기에 문제가 있다. 즉 외국찬송가에도 틀린 악보가 더러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아야 하며, 틀린 것은 그대로 부를 것이 아니라 반드시 고쳐서 바로 불러야만 한다.
I. 389장의 화성분석을 두가지로 할 수도있다.
  악보1 (389장)
  
    1. 제 2·6마디의 1·2박을 II7(2도의 7화음)으로 분석한다면 이때의 테너음(C)은 바꿔지남음(전과음)이 된다.
    2. 제 3마디의 3박을 VI7(6도의 7화음)으로 분석할 수도 있으나 VI(6도화음)으로 분석한다면 이때의 테너음(Bb)은 끄는음(보속음)이 된다.
    3. 제 2·6마디 전체를 V으로 분석한다면 이때의 소프라노음(C)은 도움음(보조음)이 되고, 테너음(Eb)은 바꿔지남음이 된다.
    4. 제 3마디 전체를  V로 분석한다면 이때의 소프라노·알토음(Eb.C)은 도움음이 되고, 베이스음(G)은 지남음(경과음)이 된다.

       (주) 1. 위의 분석에 있어서 1과 2는 수직적 분석법이고,  3과 4는 수평적 분석법이다. 그런데 수직적 분석법 보다는 수평적 분석법이 확실히 음악적이다.  
              2. 소프라노 성부의 제 1·2마디(a)가 테너 성부의 5·6 마디(a)로 옮겨졌고, 테너 성부의 제 1·2마디 (b)가 소프라노 성부의 제 5·6마디(b)로 옮겨졌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별로 많지 않을 것이다. 이 교묘한 작곡기법에 그저 감탄할 따름이다.

ll. 372장은 기보법에 있어서 큰 문제가있다.
  악보2 (372장)

   즉 A에 있어서 2/3의 3박(점선으로 표시한 부분)과 맨 끝의 1·2박을 합치면 3박자가 되기는 하나 이와 같은 기보법은 없다. 차라리 제6마디부터 3/2 으로 바꿔 버린다면 일단 모순은 없어지나 이것은 음악적이 아니다. 따라서 B와 같이 처음부터 3/2으로 기보하는 것이 마땅하다.
 III. 102장의 화성을 분석하다 보면 두가지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악보3 (102장)

   1. A에 있어서 제2마디 전체를 V7으로 분석한다면 이때의 알토음(Db)은 바꿔지남음이 되나 3박의 Db음을 무슨 비화성음으로 볼 것이냐가 문제이다. 즉 소프라노와 알토가 같은 음이 아니라면 소프라노음 만은 먼저낸음(선행음)으로 볼 수 있다. 좀 더 자세하게 설명한다면 비화성음은 중복시킬 수 없기 때문에 분명히 악보가 틀린 것이다. 따라서 B와 같이 알토음을 Ab으로 고쳐야 한다.  
   2, A에 있어서 (V-VI-I)으로 분석할 수도 있겠으나 이렇게 되면 화음진행에 모순이 생길 뿐만 아니라 V7의 7음(Gb)이 해결되지 못하기 때문에 매우 부자연스럽다. 따라서 B와 같이 제3·4마디 전체를 I (1도화음)으로 분석한다면 이 때의알토음(Bb)과 테너음(Gb)은 바꿔지남음이 된다. 무릇 비화성음은 7화음이 해결음이 될 수 없으므로 제2마디의 테너음(Gb)이 제4마디에서 F로 해결된다.

      [주] 위의 분석에 있어서 A는 분명히 잘못이고 B가 옳으며 제2마디의 3박의 알토음은 절대로 Ab으로 고쳐져야 한다.
  찬송가는 바로 알고 부를수록 은혜가 된다. 그럴려면 먼저 화성과 형식을 분석해 보아야 한다.


 


<1985. 겨울호 계간 교회음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