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집 1집 '주제와 변주'
 

현대음악에의 초대

나 운  영

    항상 그 난해성으로 말미암아 논의의 대상이 되고 있는 현대음악을 나는  원시주의 음악,  째즈의 영향,  신고전주의 음악,  12음 음악,  미분음(微分音)음악,  바레스케이지,  구체음악과 전자음악의 7항목으로 나누어 설명하고자 합니다.
  (1) 원시주의 음악    1913년에 룻솔로 (Russolo,1885~1947)가 미래파(未來派) 선언을 함으로써 타자기, 미싱, 기적, 발동기와 그 밖의 모든 타악기를 사용하여 소위 「굉음(騷音)주의 음악」을 작곡한 이래 회화(繪畵)에 있어서의 야수파(野獸派)와 입체파의 영향을 받아 원시주의 음악이 탄생되었으니,  이것의 특징은  첫째로 선율이나 화성보다는 리듬을 중요시한다는 점과,  둘째로 타악기를 애용한다는 점과,  셋째로 자극성이 심한 불협화음을 대담하게 사용한다는 점과,  넷째로 드뷔시의 인상주의 음악의 반동(反動)으로서 발생된 음악인 동시에 과거의 전통음악에 대한 결별을 의미하는 음악이라는 점들입니다.
   이 원시주의 음악은 1910년을 중심으로 전후 수년간에 대두(擡頭)되었던 것으로서 그 예로는 스트라빈스키의<봄의 제전―The Rite of Spring>을 감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이 곡은 2부로 되어 있으며 제 1부<대지의 찬미>  중  <젊은 남녀의 춤>,  <유혹의 희롱>,  <대지의 춤>과  제2부  <희생제>  중  <택함을 받은 자의 찬미>,  <신성한 춤>  등은 원시주의음악의 전형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입니다.  더욱이  <신성한 춤>에서는 3/16  2/16  3/16  2/8  2/16  3/16  2/8  3/16  5/16  2/8  3/16  2/8  5/16  2/8  3/16  2/8  3/16  2/16  3/16  2/8  3/8  3/16  2/16  3/16  2/8  2/16  3/16  2/8  3/8  2/8  3/8  2/8  등 거의 매 소절의 박자가 바뀌는 점이 특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끝으로 원시주의로 작곡된 작품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Stravinsky : Fire Bird(1910)
    2. Stravinsky : Petrouchka(1911)
    3. Stravinsky : The Weddlng(1923)
    4. Bartok : Sonata for a Pianos Percussion
    5. Bartok : Allegro Barbaro
    6. Jolivet : Piano Concerto(1950)
    7. Honegger : Pacific 231
    8. Orff : Catuli Carmina
    9. Orff : Carmina Burana
  10. Bartok : Music for String, Percussion & Celesta
  11. Messiaen : Turangalila Symphony
  12. Jolivet : Concerto for Ondes Martenot & Orchestra

    이 밖에도 미국의 Cowell,  Hovhaness,  Harison,  Yardumian 등은 주로 원시주의음악을 작곡하고 있으며 한편 좀 더 넓은 의미에서 생각한다면 째즈,  극단주의(極團主義)음악,  프리페어드 피아노에 의한 음악,  민속음악 등도 원시주의음악에 포함시킬 수가 있을 것입니다. 
(2) 째즈의 영향
   미국의 째즈음악 연구회장 스탄즈 교수는 일찍이 말하기를 「째즈란 유럽의 선율, 화성, 악기와 아프리카의 리듬이 혼합되어 미국에서 육성된 미국음악이다」라고 했습니다.  째즈는 반세기의 역사밖에 안 되는 신흥음악입니다만 이것이 유럽으로 건너가 파리에서 처음으로 공개된 것은 1918년이었습니다. 그 후로부터 째즈는 급속도로 전 유럽에 퍼지게 되어 Debussy, Ravel, Stravinsky, Honegger, Milhaud 등 째즈의 영향을 받아 작곡하는 대가들이 나오게 된 것입니다.
    째즈의 특색은 첫째로 원시적인 독특한 리듬에 있습니다.  즉  Fox-trot, Tango, Rumba, Mambo, Boogie-woogie 등「씬코페이션-Syncopation-切分音」이 많이 섞인 리듬이야말로 재래의 전통음악에서는 그리 맛볼 수 없는 특징이라 할 수 있습니다.
    둘째로는 특이한 악기 연주법과 악기 편성법, 편곡법 등입니다.  이 음악에는 섹스폰이 대단히 애용될 뿐만 아니라 그 밖에도 금관악기와 타악기가 대담하게 많이 사용되기도 하고 또한 이러한 악기에 약음기(弱音器)를 끼워 특이한 음색이 사용되는 등 음색적 효과를 나타내고 있는 것입니다.
    셋째로는 3화음에 어떤 음을 덧붙여서 만든 소위 부가화음(Added Chord)이 많이 사용되는 점입니다.  손쉬운 예를 들어 말씀드린다면 째즈에 있어서 끝나는 화음은 「도」,「미」,「솔」,「라」로 되어있는데,  이것은 주3화음(Tonic Triad) 즉 「도」,「미」,「솔」에 6도음정을 덧붙여서 「부가 6의음악-Added 6th Chord」이 만들어진 것입니다.  이와 같이 해서 『부가 2의 화음』, 「부가 7의 화음」 등이 많이 사용되어 강렬한 불협화음적인 효과를 나타내고 있는 것입니다.
    넷째로는 흑인들의 음계인 「블루 스케일-Blue Scale」 즉  "Do, Re, Mi, Mi, Sol, La, Si"으로 된 음계를 즐겨 사용하고 있는 점입니다.  이것은 재래의 전통음악에서는 전연 사용되지 않았던 특이한 동양적인 음계입니다.
     그러면 이상 4가지 특징을 염두에 두고 거슈인  작곡의 <랍소디 인 블루>를 감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이 곡에서 거슈인은 부가화음과 「블루 스케일」에 의한 선율을 많이 사용했고 특히 금관악기에 약음기를 사용했으며 더욱이 첫머리에 클라리넷에 의한 「글리산도-Glissando」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1924년 즉 그가 26세때에 작곡한 출세작인 <랍소디 인 블루>는 순수음악에 째즈를 가미한 것이 아니고 째즈를 순수음악화한 소위 「교향적 째즈-Symphonic Jazz」로서 계속해서 연주되는 「피아노와 관현악을 위한 3악장의 협주곡 형식」으로 작곡되었으며 특수악기로는 「베이스 클라리넷」,「튜바」,「엘트 섹스폰」,「테너 섹스폰」,「벤조」, 타악기(큰북, 작은북, 탐탐, 심벌즈, 트라이앵글, 벨)가 사용되고 있습니다.     끝으로 째즈 이디옴으로 작곡된 세계적인 대 작곡가들의 작품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Gershwin : Rhapsody in Blue(1924)
    2. Stravinsky : Soldier's Tale(1918)
    3. Hindemith : Kammermusik(op. 24, Nr.1:1922)
    4. Liebermann :Concerto for Jazz Band & Symphony Orchestra(1954)
    5. Carpenter : Concertino for Piano & Orchestra(1915)
    6. Satie : Ballet "Parade"(1917)
    7. Stravinsky : Ragtime for 12 Instruments(1918)
    8. Milhaud : Ballet "Le Boeuf sur le Tait"(1920)
    9. Hindemith : 1922 Suite fur Klavier
   10. Carpenter : Ballet "Krazy Kat"(1922)
   11. Milhaud : Ballet "Le Creation du Wonde"(1923)
   12. Honegger : Concertino for Piano & Orchestra(1925)
   13. Gershwin : An American in Paris(1928)
   14. Gershwin : Concerto for Piano & Orchestra(1925)
   15. Carpenter : Ballet "Sky-Scrapers"(1926)
   16. Copland : Concerto for Piano & Orchestra(1926)
   17. Ravel : Sonata for Violin & Piano(1927)
   18. Gershwin : Opera "Porgy and Bess"(1935)
   19. Stravinsky : Ebony Concerto(1946)

       실로 째즈는 20세기 음악에 무시할 수 없는 절대적인 영향을 이미 과거에 주었고 또한 현재에도 주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현대인은 째즈를 무조건 배격할 것이 아니라 이 째즈 가운데의 독소와 영양소를 잘 분간하여 섭취해야될 것입니다.
   음악사에 있어서 바그너의 악극  <트리스탄과 이졸데>,  드뷔시의  <목신의 오후에의 전주곡>, 스트라빈스키의 <불새>,  쉔베르그의 <피아노 組曲-op.25>,  <관악5중주곡-op.26>과 함께 거슈인의  <랍소디 인 블루>는 세계음악을 새로운 방향으로 전환시킨 역사적인 작품임을 의심치 않는 바입니다.

(3) 신 고전주의 음악
    20세기의 음악은 인상주의 음악으로부터 구체음악, 전자음악에 이르기까지 많은 변화와 발전을 보이고 있으나 오늘날에 있어서 그 주류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신 고전주의음악과 12음 음악이므로 먼저 신 고전주의음악에 대해서 설명하고자 합니다.
   신 고전주의음악(Neo-Classicism)이란 첫째로 후기 낭만파의 주정성(主情性)과 표제(標題)음악적 경향의 반동으로서 제1차 세계대전 이후에 나타난 작품경향이며,  둘째로 고전파와 그 이전의 절대음악적인 형식성, 객관성으로의 복귀를 주장하는 대위법적 수법 즉 악곡의 구성, 형식과 대위법적 수법을 중요시하는 음악을 말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 음악에서는 하이든, 베토벤적인 주제발전법이 사용되지 않고 바그너, 리햐르트 슈트라우스 등의 관능적인 것을 버리고 바로크 또는 바로 이전의 대위법적 수법을 존중하고 Partita, Concerto Grosso(합주 협주곡), Toccata, Passacaglia등과 같은 작은 형식이 많이 사용되는 것입니다.

   그러면 이만한 예비지식을 가지고 스트라빈스키 작곡의 <아폴론 뮤사제트>를 감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이 곡은 스트라빈스키가 1927년에 「Back to Bach」를 외친 뒤에 1928년에 완성한 무용음악입니다.  <아폴로>의 탄생과  <아폴로> 숭배의 전설을 다룬 이 곡은 작곡자의 이름을 모르고 듣는다면 절대로 근대, 현대음악은 커녕 낭만음악과도 같지 않은―마치 일개의 무명작곡가의 작품 같기도 합니다.  이 작품은 후기 바로크 양식에 가까운 옛 수법으로 되어 있고 매우 선율적이며 단순할 뿐만 아니라 악기구성에 있어서도 일체의 관악기를 생략한 현악5부만으로 되어 있어 색채적인 효과가 제거된 점에서 더욱 주목을 끌고 있는 것입니다.  러시아 국민주의와 인상주의가 합쳐진 작풍에서 원시주의, 째즈의 영향을 거쳐 신 고전주의로 전향한 스트라빈스키의 문제의 작품이 곧 이것입니다.
   끝으로 신 고전주의로 작곡된 작품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Casella : Talantela(1927)
     2. Hindemith : Scherzo for Viola & Cello
     3. Milhaud : Symphony No.3 "Serenade"(1921)
     4. Stravinsky : Violin Concerto(1931)
     5. Stravinsky : Piano Concerto(1924)
     6. Stravinsky : Symphony of Psalms
     7. Prokofieff : Peter & the Wolf
     8. Hindemith : Symphonie Mathis der Maler
     9. Stravinsky : Concerto Grosso in D
    10. Prokofieff : Lieutenant Kije
    11. Honegger : Symphony No. 4
    12. Milhaud : Saudades de Brasil
    13. Stravinsky : Oedipus Rex
    14. Shostakovitch : Symphony No. 9
    15. Menotti : Violin Concerto
  여기서 특히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근대 작곡가이든 현대 작곡가이든 이 신고전주의적 경향의 작품을 쓰지 않고 있는 작가는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란 사실입니다.  그러므로 이 신고전주의 음악이란 20세기 음악의 중요한 사조 가운데의 하나일 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영원히 계속될 것을 또한 의심하지 않습니다.
(4)12음 음악
     음악사 상 무조(無調)적인 작품을 처음으로 시도한 사람은 바그너일 것입니다.  그가 악극 <트리스탄과 이졸데>에서 변화화음을 무수히 사용하거나 전조(轉調)를 자주하거나 장조와 단조를 방황하는 등의 혁신적인 수법을 구사한 이래 프랑크,  레거,  말러,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드뷔시,  오네거,  스트라빈스키,  바르토크,  힌데미트  등이 작품을 통해 부단히 무조적 기법을 모색하던 중에 1924년에 이르러 드디어 쉔베르그에 의하여 창조된 것이 12음 음악(Twelve Tone Music, Dodecaphony)입니다.
    12음음악이란 것은 12음 음계에 의한 12음을 균등하게 사용해서 작곡되는 순정(純正)적인 무조음악을 말합니다. 즉 중심음과 중심화음을 완전히 무시하는 철저한 무조음악입니다.
    이제 12음음악에 의한 작곡기법 즉 12음기법(Twelve Tone Technique, Serial Technique)을 알기 쉽게 설명하면 첫째 이 기법에서 가장 중요시되는 것은 음열(Serie, Tone Row)입니다.  즉 이 음열은 작품을 쓰는데 있어서의 골자 또는 핵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으로서 이것을 가지고 선율도 화음도 만들게 됩니다.  그런데 아이메르트(Eimert)의 학설에 의하면 음열은 4억7천9백만1천6백종이나 만들 수가 있다는 것입니다.  둘째로 하나의 음열을 원형(Original Form)으로 삼고 이것을 아래 또는 위로 뒤집어서 전위형(Inverted Form)을 만들거나 왼편으로 뒤집어서 역행형(Retrograde Form)을 만들거나 또는 전위시킨 것을 다시 역행시켜 전위역행형(Retrograde Form of Inverted Form)을 만들어서 자유자제로 선율을 작곡할 수 있고,  셋째로 이러한 선율의 도수(度數)를 바꾸어 즉 이도(移度)(Transposition)하게 되면 원형, 전위형, 역행형, 전위역행형을 각각 12종씩―합해서 48종이나 만들 수가 있고,  넷째로 이번에는 음열 자체의 순서를 변화시킬 수도 있습니다.  즉 1 2 3 4 5 6 7 8 9 10 11 12의 순서를 1 6 11 4 9 2 7 12 5 10 3 8 이나, 1 8 3 10 5 12 7 2 9 4 11 6 또는 1 6 7 12 2 5 8 11 3 4 9 10등 얼마든지 바꾸어 그것에 둘째와 셋째의 수법을 적용하면 또한 수 없이 많은 선율을 작곡하여 낼 수가 있는 것입니다.  다섯째로 화성법에 있어서는 음열을 4등분하여 1 2 3 음과 4 5 6 음과 7 8 9 음과 10 11 12 음을 가지고 각각 화음을 만들거나 또는 3등분하여 1 2 3 4 음과 5 6 7 8 음과 9 10 11 12 음을 가지고 각각 화음을 만들되 그 화음의 사용법에 있어서는 선율과 화음이 적절하게 어긋나도록―다시 말하면 선율에 있는 음이 절대로 화음에 동시에 나타나지 않도록 해야 하는 것입니다(만약 선율과 화음에 같은 음이 중복되며는 그 음이 중심음이 되거나 조금이라도 조성을 느끼게 될 염려가 있기 때문입니다).  여섯째로 대위법에 있어서는 원형(O), 전위형(I),역행형(R), 전위역행형(RI)을 서로 동시에 결합시키면 O+I' O+R' O+RI' I+R' I+RI' O+R+RI' O+I+R' O+I+R+RI의 8종이 되는데 역시 아이메르트의 학설에 의하면 1천8백17억7천6백만6천백44종이나 만들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12음 기법은 원칙적으로 쉔베르그의 시스템이 널리 사용되고 있으나 작곡가에 따라서는 이 시스템을 엄격하게 따르지 않거나 독자적인 수법에 의해 작곡하기도 합니다.
    이제 이상 여섯가지 특징을 염두에 두시고 쉔베르그 작곡의 『피아노 협주곡』을 감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의 제4기에 속하는 작품으로서 그가 1943년―즉 미국에 망명한 후 10년만에 작곡되었고 스토코프스키의 지휘로 초연된 이 곡은 단악장형식으로 작곡되었으나,  4부구성으로서 제 1부는 「안단테」3/8박자이고, 제 2부는 「몰토 알레그로」2/2박자이고, 제 3부는 「아다지오」4/4박자이고, 제 4부는 「지오코소 모데라토」2/2박자이며, 음열은 Eb, D, F, E, C, F#, Ab, Db, A, B, G 로 되어 있습니다.
   끝으로 12음 기법으로 작곡된 작품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Schonberg : Suite for Piano(Op. 25)
    2. Schonberg : Piano Concerto(Op. 42)
    3. Schonberg : Violin Concerto(Op. 36)
    4. Schonberg : A Survivor from Walsaw(Op.46)
    5. Berg : Lyric Suite
    6. Berg : Opera "Wozzeck"
    7. Berg : Violin Concerto
    8. Webern : String Trio(Op. 20)
    9. Webern : Symphony(Op. 21)
   10. Bartok : String Quartet No. 3 & 4
   11. Krenek : Symphony Elegy
   12. Hartmann : Symphony No. 4
   13. Berg : Chamber Concerto for Violin, Piano & 13 Winds
   14. Dallapiccola : Canti di Prigionia
   15. Stravinsky : Agon
   16. Boulez : Le Marteau  Sans Maitre
   17. Stockhausen : Zeitmasse Nr. 5
   18. Fortner : Mouvements for Piano & Orchestra
   19. Fortner : The Creation

     Berg, Webern, Krenek, Fortner, Henze, Boulez, Stockhausen 등을 비롯하여 20세기 각국의  작곡가들 중에는 이 쉔베르그의 시스템을 전자음악에 까지고 활용하여 역사적인 작품을 남기고 있는 것이므로 12음 음악을 가리켜 단순히 지적 작업이나 음악 파괴행위로 규정 지으려는 것은 너무나 지나친 오해입니다.
(5) 미분음(微分音)음악
   하바 (Haba 1898∼)는 1924년에 미분음 음악(Microtone Music)을 발표하였습니다.  이것은 전음(장2도)을 4등분 또는 6등분해서 이러한 음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음악을 말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4분음을 사용한다면 1옥타브 즉 완전 8도를 24음으로 쪼개게 되며 따라서 「24음 음계」를 사용하는 셈이 되고,  또 만약에 6분음을 사용한다면 1「옥타브」을 36음으로 쪼개게 되며 따라서 「36음 음계」를 사용하는 셈이 되는 것입니다.  물론 12분음까지도 쪼갤 수 있을 것입니다만 문제는 사람의 귀가 그리 예민하지 못한 까닭에 12분의 1음은 커녕 6분의 1음같은 것도 잘 분별 의식하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므로 이 미분음 음악은 현재 4분음만이 주로 사용되고 있는 형편입니다.
   그러면 미분음 음악의 예로 하바  작곡의 <바이올린 2중주곡>을 감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이 곡은 6분음을 사용한 것으로 이 곡을 들어 보면 마치 서투른 바이올린 주자의 연주와도 같고 또는 싸이렌을 듣는 것과도 같게 됩니다만 이런 음악도 자주 듣게 되면 차츰차츰 매력을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끝으로 미분음 음악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Haba : String Quartet(Op. 9)
    2. Barth : Concerto for Quartet-tone Piano & Strings(1930)
    3. Vyschnegradsky : Dithy-ramb(1926)
    4. Vyschnegradsky : Prelude & Fugue(1929)
    5. Bartok : Violin Concerto(1938)
   이 밖에도 Baglioni, Jemnitz, Carrillo등의 작품이 있습니다.
   여기서 특히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이 미분음 음악은 그 자체로는 장래성이 없는 음악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습니다만 이것이 구체음악이나 전자음악을 낳게 된 원인이라고 생각한다면 절대로 무시할 수 없는 존재이기도 합니다.

 (6)바레스케이지
   바레스(Varese : 1885∼)는 1924년에 싸이렌과 타악기만으로 또는 관현악기의 최고음, 최저음을주로 사용하는 「악기법상에 있어서의 극단주의 음악」을 작곡하였습니다.
   그의 작품 가운데서 첫째로 <전이-Ionization>는 1924년 작으로 13타악기와 2싸이렌으로 연주되는 곡인데 타악기의 합주로리듬, 화성, 음색의 효과를 나타내고 한편 싸이렌으로 미분음적인 선율을 연주하고 있습니다.
   둘째로 <옥땅드르-Octandre>도 역시 1924년작으로서 Flute,  Clarinet,  Bassoon,  Horn,  Trumpet,  Trombone,  Double Bass의 8중주로 연주되는데 주로 최고음,  최저음을 사용하고 있고 또한 단2도, 장7도를 애용하고 있는 매우 선율적인 동시에 음색의 효과를 충분히 나타내고 있습니다.
   셋째로 <적분-Integrales>은 1926년으로서 그리고 많은 타악기의 합주로 연주되며 이것은 위에서 언급한 <전이>와 <옥땅드르>의 수법을 종합한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바레스의 작품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Varese : Density 21. 5(1936)
    2. Varese : Hyperprism(1924)
   이 밖에도 그는 1958년에 <전자시-The Poeme Electronique>란 작품이 있습니다만 이것이야말로 전자음악의 원조로서의 그의 면모를 나타낸 작품이라 말할 수 있으며 아울러 이 극단주의 음악이 다음에  언급할 케이지 「프리페어드 피아노」의 음악과 함께 구체음악, 전자음악을 낳게 하는데 있어서 주동적 역할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케이지(Cage : 1912∼>는 1944년에 「프리페어드 피아노 - Prepared Piano」를 발명하여 이것으로 음색적 효과를 충분히 나타내는 음악을 작곡하였는데,  이 「프리페어드 피아노」란 것은 보통 피아노줄과 줄사이에 나사못, 고무, 댓가치, 유리, 핀같은 물체를 끼워서 음색과 조율(4분음적으로)을 변화시키는 것입니다.
   그의 작품  가운데  <쏘나타와 간주곡>을 감상해 보시면 마치 피아노와 수 많은 타악기의 합주와도 같이 들리며 또한 타악기를 주로 한 음악인 인도네시아의 「가물란 - Gamlean」을 듣는 것과 흡사한 느낌을 줍니다.
   여기서 특히 케이지와 관련해서 「그라피즘 - Graphism」에 대해 설명코자 합니다.  즉 케이지는 그의 작품  <혼합된 분수-Aria With Fontana Mix>의 악보로서 「그라프-Graph」를 제시하였습니다.  흰 종이 복판에 그물처럼 옆으로 퍼지는 방안지적 도형,  그 위에 혼잡한 실처럼 얼기 설기된 검은 곡선,  그 선들이 분할되어 이지러진 공간에 흩어진 흑점,  그리고 화면 위에는 또 하나의 공간이라고 할 셀룰로이드의 정규(定規)가 놓여 있고 그것이 자유롭게 화면 위를 움직이게 되어 있습니다.  좀 더 자세하게 말씀드린다면 방안지(方眼紙)의 종축(縱軸)은 음향의 고저를,  횡축(橫軸)은 음향의 시간을 표시합니다.  그리고 이 <혼합된 분수>란 작품은 메조 소프라노 독창에  현실음을 사용한 구체음악이 반주를 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독창이라고 해도 매우 기묘한 것이 가수는 무대 위에서 주로 소성(笑聲),  비명(悲鳴),  박수,  기성을 발하며 노래한다기 보다 떠드는 것입니다.  더구나 회장에 설치된 스피커를 통하여 회화, 전화소리, 라디오의 소음 같은 현실음이 요란하게 포효(咆哮)하여 듣는 사람은 의식의 저변에 잠자고 있던 것이 백화(白화)에 끌려 나온 것과 같은 강렬한 느낌을 갖게 됩니다.  이리하여 문제가 된 것은 「그라피즘」입니다.  지금까지의 음표로는 가수의 소성, 비명 등을 정확하게 기록할 수 없습니다.  여기에서 현대음악은 기보법의 여러가지 개혁만이 아니라 형식의 혁명 즉 「그라피즘」을 꾀하게 되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악보로 표현할 수 없는 여러가지의 현실음과 전자장치에 의한 무한의 음향은 현대인의 음악미의 관념을 파괴시켰습니다.  기묘한 도형과 기호로 메워진 구체음악이나, 숫자, 선 또는 철도의 「다이어」의 도표처럼 착종(錯綜)하는 전자음악의 제작콘티도 이러한 「그라피즘」에의 출발점이 되었습니다.  오선보에 상징된 구미(歐美) 전통음악의 테두리 속에 묶여 있는 고전적인 시간, 공간의 관념을 파괴하고 새로운 음향의 비젼, 새로운 리얼리티를 대담하게 넓히기 위하여 전위적 음악가는 「그라피즘」의 새로운 문제 제기와 씨름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7)구체음악과 전자음악
   구체음악(Musique Concreto)이란 것은 1948년 프랑스의 쉐페르(Schaeffer : 1912∼>에 의하여 창조된 음악으로서 유리병 깨지는 소리, 양철통 두들기는 소리, 새소리, 파도소리, 바람소리, 사람의 이야기 하는 소리 등 자연 속에 존재하는 모든 종류의 음향을 테잎에 녹음한 후 그 회전속도를 바꾸거나 또는 역전시키거나 변화시켜서 이를 다시 테잎에 녹음하고 마지막으로 이 여러가지의 테잎을 합성, 편집하여 작곡하는 것으로서 악보와 악기와 연주가가 필요치 않은 음악을 말하는 것입니다.  쉐페르가 그의 최초의 구체음악 작품으로  <1인의 교향곡>을 1950년에 발표한 이래 오늘날 Messiaen,  Boulez 등이 많은 시작(試作)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전자음악(Elektronische Musik)이란 것은 1953년에 서독의 아이메르트( Eimert : 1897∼>에 의하여 창조된 음악으로서 전자, 모노코드, 발진기 등 전자적 음향생산수단에 의하여 얻어진 음소재를 가지고 구체음악 작곡과정과 꼭 같게 테잎에 녹음, 합성, 편집하여 작곡한 것으로서,  연주가가 필요하지 않으며 악보는 오선보가 아니고 특수도표(Graph)로 작성됩니다.  현재 서독 「쾨른」방송국에 설치된 전자음악 「스튜디오」에서 주재자인 아이메르트는 음혼합을 위한 <에튜드>와 <글록켄슈필> 등의 작품을 발표했으며,  스톡하우젠(Stockhausen:1928∼)은  <습작 1번>, <습작 2번>과 <젊은이의 노래> 등을 발표하였고 , 한편 구체음악작가인 Boulez도 근래에 와서 전자음악에 큰 관심을 가지고 시작(試作)을 하고 있는 형편입니다.
   이제 구체음악과 전자음악의 본질적인 차이점을 든다면 첫째로 전자가 자연음(현실음)만을 음소재로 하는데 대하여 후자는 진공관 내에 발생된 진동을 음소재로 한다는 점과 둘째로 전자가 재래의 음악미학에서 볼 때 매우 초월한 시험인데 비해 후자는 12음 기법을 계승발전시킨 것으로서 재래의 악기와 음계의 제약에서의 해방을 목적으로 하여 착상되었다는 점과 셋째로 전자가 극, 영화, 무용 등의 반주로 많이 사용되는데 비하여 후자는 어디까지나 순음악으로 발전될 가능성을 다분히 가지고 있다는 점과 넷째로 전자가 프랑스를 중심으로 발전되고 있는데 비하여 후자는 독일을 중심으로 발전되고 있다는 점 등일 것입니다.
   실로 구체음악과 전자음악은 음색의 혁명, 음색음악의 창조, 초음악적 음향세계의 창조를 의미하는 것이며 이는 단순히 음의 장난에 그치는 것이 절대로 아니라 이런 음악의 출현이 음악사상 필연성을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끝으로 이 음악들은 작곡가가 연주는 물론 기사를 겸하여야 되며 더욱이 전자음악은 막대한 비용의 기계시설이 필요하므로 일반화될 가능성이 없는 까닭에 당분간은 전통음악의 경우와 같이 12음 음악이 인상주의, 원시주의, 표현주의, 신즉물주의, 국민주의, 째즈, 신고전주의 등의 과정을 일단 밟으며 전진할 것이 아닌가도 생각되나 결국에 가서는 전자음악이 구체음악, 12음 음악, 미분음 음악 등을 결합시키므로써 멀지 않아 현대음악의 왕좌를 차지할 가능성이 충분히 보입니다.
   끝으로 전자음악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Stockhausen : Studie Ⅰ
    2.      〃      :  Studie Ⅱ
    3.      〃      :  Gesang der Junglinge
    4. Ligeti : Artikulation
    5. Ussachevsky : Spiegel Spiel
    6. Maderna : Continuo
    7. Varese : Poeme Electronique
    8. Berio : Theme(Omaggio a Joyce)
    9.   〃  :  Mutazion
   10. Boucouretchliev : Texte Ⅰ
   11. Maderna : Notturno
   12. Badings : Capriccio for Violin & 2 Sound Tracks
   13. Gassmann : Electronics - Music to the Ballet
   14. Raaijmakers : Contrasts
   15. Sala : 5 Improvisations on Magnetic Tape

 < 1962. 8. 현대인강좌 제 3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