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집 1집 '주제와 변주'
 

방언(方言)과 방언(邦言)

나  운  영

   민속음악과 민족음악이란 말이 있습니다.  이 두말은 얼른 생각하기에는 같은 듯하면서도 실은 같지 않습니다.  민속음악은 향토음악을 말하는 것이고,  민족음악은 세계성을 띤 예술음악을 말하는 것입니다.  또한 민속음악은 원시상태에 놓여있는 음악을 말하는 것이요,  민족음악은 문화적으로 발달한 음악을 말하는 것이라고 보아도 좋을 것입니다.    방언(方言)과 방언(邦言)이란 말이 있습니다.  이 두 말은 얼른 생각하기에는 같은 듯하면서도 실은 같지 않습니다.  방언(方言)은 지방어를 말하는 것이고, 방언(邦言)은 세계성을 띤 표준어를 말하는 것입니다.  또한 방언(方言)은 원시상태에 놓여있는 언어를 말하는 것이요,  방언(邦言)은 문화적으로 발달한 언어를 말하는 것이라고 보아도 좋을 것입니다.  즉  다시 말하면 방언(邦言)이란 그 민족의 말, 그 나라의 말이란 뜻입니다.    물론 방언(邦言)에는 방언(方言)이 포함되는 것이지만,  방언(方言)  가운데  방언(邦言)이 포함되거나 또는 방언(方言)과 방언(邦言)이 같은 뜻을 의미하던 시대는 이미 지나간지 오래인 까닭에 나는 이제 새삼스럽게―별로 사용되지 않는―이 방언(邦言)에 대해서 논하려는 것입니다.    다음으로는 이 방언(方言)과 방언(邦言),  민속음악과 민족음악을 결부시켜서 생각해 보기로 하겠습니다.  즉  나는 방언(方言)과 민속음악,  또한 방언(邦言)과 민족음악을 결부시켜서 생각해 보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민속음악은 방언(方言)과 같은 것이요,  민족음악은 방언(邦言)과 같은 것이라는 말입니다.    세속음악에 있어서는 일본색을 일소해야 할 것이며,  교회음악에 있어서는 서양 고전풍을 일소해야 할 것을 항상 역설하고 있는 나는 「한국교회 음악의 진로」(기독교사상 제 2권 제 5호 소재)에서 「한국적 현대음악」 내지 「현대적 한국음악」을 창조해야 되겠다는 나의 지론을 이미 발표한 바 있으므로 여기서는 재론하지 않겠습니다.  그러나 다만 민속조(민속풍)로 작곡한 것은 거룩하지 못하다거나 근대 또는 현대적 양식으로 작곡한 것은 교회음악적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분들에게 민속음악과 민족음악, 방언(方言)과 방언(邦言)이란 비유로 설명코자 하는 것입니다.    한국 교회음악은 먼저 민속적인 것으로 출발하여 민족적인 것으로 끝나야 될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비록 방언(方言)적인 것으로 출발한다 하더라도 이것을 이단시 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나는 도리어 20세기 후반기에 태어난 한국사람으로서―이방적인 동시에 방언적 존재 밖에 되지 않는―낡아빠진 18세기적 서양풍을 아직도 맹목적으로 모방, 추종하려 드는 것이 그릇되다는 점을 지적하는 바입니다.  모름지기 민족성과 시대성을 등진 것을 음악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민속적 소재를 발전시켜 현대화하여 우리의 방언을 가지고 하나님을 찬양해야 될 것이 아니겠습니까 ?
   민속음악과 민족음악 !
   방언(方言)과 방언(邦言) !
   이 두  말의 뜻을 재음미해 보시기 바랍니다.

 < 1958. 5. 불기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