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집 1집 '주제와 변주'
 

음악 전도사의 변(辯)

나  운  영

   나는 나 자신을 소위 「음악선생」 또는 「작곡가」라고만 생각하지 않고 주제넘게도 「음악전도사」로 자처하고 있습니다. 「음악전도사」란 말은 아마도 내가 처음으로 쓰는 말일지 모르겠습니다. 단지 화성학, 대위법, 음악형식론. 작곡법 등만을 가르친다면 「전도」란 두 자가 어울리지 않을지도 모르겠으나 내가 의도하는 것은 음악만을 가르치는 것이 아닌 까닭입니다.
   즉 내가 쓰는 음악전도사란 말의 뜻은 「음악을 통한 전도」이므로 목적은 음악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복음을 전파하는데 있습니다. 이것은 혹은 아전인수격이 될지 모르겠으나 믿으려면 먼저 음악을 알아야 하며  더 잘 믿으려면 더욱 더 음악을 잘 알아야 된다고 나는 확신합니다. 주입식 설교보다 찬송이 사람에게 얼마나 큰 감화를 주는가에 대해서는 여러분의 판단에 맡기기로 하고라도 도시 음악이 없는 기독교는 생각할 수도 없는 일이 아니겠습니까?
   만약에 내가 지금 학생이라면 노방(路榜) 음악전도대를 조직하여 학업의 여가를 이용하여 찬송가, 국민가요, 신작민요, 동요 등의 가창지도를 통해서 우선 국민개창운동의 전위대가 되고 싶습니다.
   백성들의 노래가 부패하면 나라가 망합니다. 노래가 없는 민족은 병든 민족입니다. 소망이 없는 민족입니다. 소위 「정화운동」은 노래의 정화, 음악의 정화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할 것으로 나는 생각합니다. 폐병이나 정신병에 음악요법을 쓰고 있는 오늘날 악한 노래를 정화시키고 선한 노래를 지도보급시킴으로써 점차적으로 불신자들을 교회로 이끄는 운동―「노방 음악전도운동」에 나(음악전도사)와 행동을 같이 할 학생은 없습니까?

 < 1955. 4. 연희춘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