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집 2 '독백과 대화'
 

성가대 운영법


나  운  영


1. 선곡(選曲)에 대하여
   예배에 있어서 그 3분의 2를 차지하는 것이 음악인 만큼 「성가대 운영법」이란 실제적으로 가장 중요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첫째로 예배 처음에 연주하는 주악(奏樂)은 첫 번 회중찬송을 주제로 하여 오르간 연주자가 즉흥적으로 전주곡을 연주하는 것이 이상적이나 이것이 불가능할 때에는 되도록 정적이며 보다 대위법적인 전주곡을 택하여 연주하는 것이 경건한 예배 분위기를 조성시키는 데 필요하다.
   둘째로 「첫송영, 끝송영, 아멘송」등은 같은 곡을 주일마다 되풀이하지 말고 자주 바꾸는 것이 변화가 있어 좋다. 가령 4편을 택하여 주일마다 번갈아 불러도 좋을 것이다. 그리고 송영은 곡이 짧은 경우에는 가사의 일절만 부를 것이 아니라 적어도 2절까지는 부르는 것이 은혜스럽다. 왜냐하면 1절만 부르는 것은 너무도 형식적인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셋째로 「회중찬송」을 부를 때 가사가  3절인 경우에는 2절 다음에 간주를 넣고,  4,5절인 경우에는 3절 다음에 간주를 넣는 것이 피로를 덜어 주어 효과적이며,  때로는 4,5절 가사의 곡에 있어서 3절을 성가대만이 부르는 것도 변화가 있어 좋다.
   넷째로 「특별찬송」은 성경봉독 전에 부르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성경봉독과 설교 사이에 부르도록 하려면 설교와 특별찬송의 내용이 일치되어야 할 것인데 성가 합창곡이 그리 많지 않은 까닭에 사실상 적합한 곡을 선택한다는 것이 매우 힘들기 때문이다. 본래 목회자는 적어도 1개월 전에 설교 제목을 성가대 지휘자에게 제시해 주어야만 이에 맞는 성가 합창곡을 구해서 연습시킬 수 있는 것이지만,  쓸 만한 성가 합창곡을 많이 구하기 힘든 우리나라에서는 하나의 이상론에 지나지 않으므로 성경봉독과 설교와 직접 관계가 없어도 무방한―특별찬송을 먼저 부르자는 것이다. 그리고 특별찬송은 주일마다 같은 스타일, 같은 기분의 것만을 되풀이할 것이 아니라 첫째, 셋째 주일은 동적인 것을,  둘째, 넷째 주일은 정적인 것을 택한다든가 또는 오라토리오나 칸타타, 앤셈, 흑인영가, 찬송가 등을 골고루 택하여 주일마다 번갈아 부르는 것이 변화가 있어 좋다.
   다섯째로 「헌금찬송」은 어디까지나 헌금에 대한 노래를 부르는 것이 원칙이다.  흔히 헌금과 관계 없는 명곡을 독창하는 경우를 보게 되는데 이것은 때로는 예배 분위기를 깨뜨리게 된다. 그러므로 헌금 때 부를 합창곡을 4편 택하여 이것도 주일마다 번갈아 부르면 된다.
   여섯째로 예배가 끝나고 교인들이 퇴장할 때에는 마지막에 불렀던 회중찬송을 성가대가 다시 불러 주는 것이 좋다.  흔히 축복기도가 끝난 뒤에 교인들이 그 자리에 눌러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일이 많으나 이것은 좀 생각해 볼 문제가 아닌가 한다. 즉 예배당 안에서는 일체 교제를 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말이다. 따라서 교인들이 모두 퇴장할 때까지 성가대는 찬송을 계속하면 된다.
   끝으로 예배 때에 부르는 노래는 외국 곡만 부를 것이 아니라 우리가 지은 곡도 불러야 할 것이고 또한 외국 곡을 부를 때에는 원어로 부르지 말고 우리 말로 번역해서 부르는 것이 원칙이다. 만약 원어로 부르면 특정한 사람 이외에는 알아들을 수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성가대원들은 발음을 분명히 해야 한다. 「주」와 「쥐」, 「영광(榮光)」과 「영광(永光)」, 「영원(永遠)」과 「영원(榮遠)」 등 틀리는 발음을 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성가에 있어서는 가사를 분명히 발음해야 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예배에 있어서의 선곡은 예배에 직접적인 큰 영향을 주는 것이므로 세심한 연구가 절대로 필요하다.


 < 1966. 5. 22 >

2. 연습방법에 대하여
   성가대원은 어디까지나 교회를 위하여 무보수로 봉사하는 형편이므로―특별집회가 있을 때를 제외하고는 ―주일 낮예배 직후에 연습하고 다음 주일 낮예배 직전에 복습 겸 총 연습을 하게 마련이다. 따라서 지휘자는 짧은 시간에 보다 능률적인 연습을 시켜야만 한다.
   첫째로 이동계명창법으로 파트 연습을 철저히 시켜야 한다. 흔히 우리나라에서는 이동계명창법으로 연습시키지 않고 처음부터 피아노 소리에 의지하여 가사로 노래 부르도록 하는 방법이 일반화되고 있는데 그 까닭이 무엇일까? 하나는 이동계명창법으로 연습시킬 시간이 없다는 것이요, 또 하나는 솔직하게 말해서 이동계명창법이 서투른 대원이 상당히 많은 까닭이다.  그러나 음정을 모르고 가사로 노래 불러서는 도저히 정확한 소리를 낼 수 없지 않은가?  따라서 이동계명창법으로 연습시키는 것을 원칙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이것이 습관이 되기만 하면 악기의 도움 없이도 혼자서 바른 음을 부를 수  있게 된다.
   둘째로 처음부터 파트 연습으로 들어갈 것이 아니라 초견으로 끝까지 두 번쯤 이동계명창법으로 연습시키는 것이 좋다. 이것은 곡 전체의 흐름을 이해시키는 데도 필요하며 더욱이 초견훈련을 시키는 데 큰 의의가 있다. 초견의 실력을 갖는다는 것은 성가대원의 필수조건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셋째로 파트 연습에 있어서 소프라노,알토, 테너, 베이스를 따로따로 연습시킨 다음에는 (1)소프라노+베이스, (2)알토+테너, (3)소프라노+알토, (4)테너+베이스, (5)소프라노+테너, (6)알토+베이스의 순으로 철저히 연습시켜야 능률적이다. 여기에 있어서 (1)은 외성, (2)는 내성, (3)은 여성, (4)는 남성, (5)는 고성, (6)은 저성이다. 이러한 연습이 끝난 뒤에 비로소 4부로 연습시켜야 한다.
   넷째로 계명을 생각하면서 「라」로 노래 부르도록 한 다음에는 허밍으로 연습시키는 것이 좋다.
   다섯째로 가사를 붙여 노래 부르도록 할 때에 발음은 물론 특히 프레이징에 주의하도록 해야 한다. 만약에 곡조와 가사의 프레이징이 서로 맞지 않는 경우에는 어디까지나 곡조에 맞도록 가사를 수정해서 불러야 할 것이다.
   여섯째로 익스프레이션을 붙여서 철저하게 연습시켜야 한다.  이때에 지휘자는 적어도 곡의 형식 쯤은 설명을 해 주고 속도, 강약, 발상의 변화 등 기본적인 해석을 강조하고 다음으로 세부적인 것에 이르기까지 주의를 주도록 해야 할 것이다. 흔히 파트 연습 때부터 익스프레이션에 대한 잔소리를 하는 지휘자가 있는데 이것은 요령 없는 연습 방법이며 대원들에게 지루한 느낌을 주어 역효과가 나고 만다. 따라서 가사로 충분히 연습시킨 뒤에 익스프레이션을 강조하는 것이 좋다.
   일곱째로 반주자는 가사로 연습이 끝날 때까지는 합창 악보를 4부로 연주해 주고 가사로도 연습이 완전히 끝난 뒤에 비로소 반주 악보로 연주하는 것이 상식이다. 그리고 전주, 간주, 후주가 있는 경우에 대원들이 이를 기억하도록 지휘자는 주의를 주어야 한다.
   여덟째로 지휘자는 절대로 반주자나 대원들에게 신경질을 부려서는 안된다. 신경질을 부리는 것은 백해무익하다. 즉 그들이 고의로 틀린 것이 아니므로 그 틀린 곳을 감정이 상하지 않게 지적하고 친절하게 설명해 주어야 한다. 신경질을 부리면 처음에는 대원들을 잃게 되고 나중에는 지휘자 자신의 진퇴문제까지 나오게 될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도 덕스럽지가 못하다.
   끝으로 지휘자는 전곡을 처음부터 끝까지 반복 연습시키지만 말고 잘 안 되는 곳을 추려서 연습시키는 것이 참다운 연습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3. 성가대 좌석과 인원수에 대하여
    성가대 좌석과 인원수는 교회당 건물구조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강단 앞의 오른편 옆자리에 성가대 좌석을 정하고 또한 성가대 인원수는 많을수록 자랑으로 삼는 듯하나 재고를 요하는 문제이다.
   첫째로 교회당이 좁고 길 뿐만 아니라 천장이 높은 경우에는 성가대 좌석을 맨 뒤의 베란다에 두는 것이 이상적이다. 즉 성가대의 찬송은 어디까지나 하나님께 드리는 것이요 사람들에게 보이기 위한 것은 아니며 더욱이 높은 곳에서 노래를 하면 그 소리가 천장을 통해서 내려오므로 거치른 소리가 모두 제거되고 잘 공명이 되어 적은 인원수로도 신비스러운 음향효과를 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가운을 입지 않아도 무방하다.
   둘째로 교회당이 넓고 천장이 낮은 경우에는 성가대 좌석을 강단 옆의 오른편에 두되 성가대원은 반드시 가운을 입어야 하며 특히 여성대원들은 짙은 화장을 삼가야 할 것이다. 만약에 가운을 입지 않으면 총천연색의 옷차림이나 팔뚝의 노출은 물론 그들의 일거수 일투족이 눈에 거슬리게 보이기 쉽다. 더욱이 지휘자는 어디까지나 품위있는 지휘를 해야 하며 이때에 교인들은 될 수 있으면 눈을 감고 기도하는 심정으로 그들의 찬송을 들어야만 은혜가 될 것이다.
   셋째로 성가대 인원수는 교회당의 면적과 교인수에 비례하여 결정 지어야 할 일이나 소프라노, 알토, 테너, 베이스의 순서로 말해서 3, 4, 2, 6(15인조)   4, 6, 3, 7(20인조)   5, 7, 4, 9(25인조)   6, 8, 5, 11(30인조)   7, 9, 6, 13(35인조) 9, 11, 7, 13(40인조) 등이 우리나라의 실정에 맞는다고 나는 생각한다. 왜냐하면 우리나라에서는 본격적인 알토나 베이스가 대단히 귀하므로 수가 많아야 하고 또한 테너는 소프라노보다 음성이 큰 편이므로 테너― 소프라노―알토―베이스의 순위로 배정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따라서 소프라노, 알토, 테너, 베이스를 같은 수로 정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넷째로 성가대 좌석이 강단 앞의 오른편 옆자리에 놓였을 경우에 파트의 배치는 교인들을 향해 오른편 앞이 소프라노, 그 뒤가 베이스, 왼편 앞이 알토, 그 뒤가 테너가 되도록 정하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4부 합창에 있어서 양외성(兩外聲)인 소프라노와 베이스가 크게 들려야만 조화가 잘 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교인을 향해 왼편 앞이 소프라노, 그 뒤가 테너, 오른편 앞이 알토, 그 뒤가 베이스가 되도록 정하는데 이렇게 되면 소프라노가 너무 약하게 들리므로 적당치 못하다.
   다섯째로 대단히 드문 얘기기는 하나 성가대 좌석이 강단 위에 놓이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은 성가대원과 교인들이 맞대면하게 되므로 가장 부적당하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완전히 음악회 구경을 하는 것과 같이 되어 버리므로 음악예배 때 이외에는 삼가는 것이 좋을 줄로 안다.
   끝으로 성가와 성가대원에 관해 비상한 관심을 가지는 교인이 날로 늘어만 가는 이때에 성가대원이 아무 구애도 받지 않고 자유롭고도 자연스럽게 정성껏 성가를 부를 수 있게 하기 위해서나 교인들이 아무 잡념 없이 성가를 들을 수 있게 하기 위해서나 소수의 인원을 가지고 최대한의 연주효과를 낼 수 있게 하기 위해서라도 성가대 좌석을 맨 뒤의 베란다에 두는 것이 좋다는 것을 거듭 강조하고 싶다.


4. 성가대 예산과 대우문제에 대하여
    예배에 있어서의 성가, 성가대, 성가대원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면 클수록 성가대의 예산을 짜는 일이나 성가대원의 대우문제를 신중히 다루어야 할 것이다. 첫째로 성가대 예산에는 독창자겸 파트장의 교통비, 악보비, 연습비(연습전 또는 연습후의 식사비, 친목회비) 등등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좀 여유있게 예산을 세워야 할 것이다. 만약 이 중에서 무엇이든지 하나를 경시한다면 성가대의 운영에 큰 지장이 생긴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둘째로 지휘자와 반주자의 사례는 교역자 보은 예산에 포함시켜야 한다. 왜냐하면 목사, 부목사, 전도사, 지휘자, 반주자를 교역자로 보아야 하고 또한 매달 사례를 해야 되므로 성가대 예산에 포함시켜서는 안된다.
   셋째로 지휘자는 예배에 있어서 음악의 총책임을 지녔으므로 음악 전문가가 아니면 도저히 감당해 낼 수 없으며 교회는 음악목사의 대우를 하고 부목사나 전도사와 동급 또는 이에 준하는 사례를 해야 할 것을 원칙으로 삼아야 한다. 따라서 다른 교역자들에게는 해마다 사례를 더하면서도 지휘자에게만 봉사를 강요해서는 안될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각 교회의 지휘자들이 노동조합(?)을 만들어 임금인상쟁의(?)를 하거나 한 푼이라도 더 주는 교회를 찾아 옮겨 다니는 것은 잘못이다.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지휘자는 평생 한 교회를 섬겨야 한다.
   넷째로 반주자는 음악전문가가 또는 음악을 전공하는 대학생이 적당하며 주일 낮예배 때만 아니라 주일 밤과 수요일 밤예배도 빠짐 없이 교회에 나올 수 있는 자라야 하며 특히 페달오르간(전자오르간, 하몬드오르간 등)을 연주할 수 있는 자는 우대해야 할 것이다. 흔히 반주자는 지휘자의 사례에 비하여 너무도 적은 경우가 많은 듯한데 적어도 지휘자의 사례의 반 이상은 되어야 할 것이다.
   다섯째로 독창자 겸 파트장도 음악 전문가 또는 음악을 전공하는 대학생이 적당하며 학생인 경우에는 장학금을 년 2회 지급하는 교회가 있으니 모든 교회가 이를 기꺼이 받아들여 유능한 대원을 확보하는 일에나 장래성 있는 청년을 기르는 데 앞장서야만 전통 있는 성가대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이 밖에 성가대 운영에 있어서 가장 어려운 문제 중의 하나는 대원들의 출석문제이다. 연습 때에는 빠지고 연주할 때에만 나타나는 대원이 있는가 하면 열심히 연습은 해 놓고 예배 때에 늦게 와서 일반석에 앉아 성가 심사원이 되어 버리는 자도 있는데 이것은 모두 협조적 방해라고 말할 수 밖에 없다.
   끝으로 악보관리, 가운관리, 강습회 등도 성가대 운영에 있어서 빼 놀 수 없는 일들이라 하겠다. 오늘날 교회가 새로운 결신자를 많이 내기 위해서나 낙심하여 교회를 졸업(?)해 버렸던 자들을 다시 교회로 이끌기 위해서나 아니 자의반 타의반 또는 완전타의로 교회에 나오는 자들에게 좀 더 신앙의 깊은 경지를 맛보게 해 주기 위해서나 성가대의 임무가 중대하다는 것을 우리는 깨달아 성가대 운영에 만전을 기하여야 할 것이다.


 < 1966. 6. 12. 교회연합신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