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집 2 '독백과 대화'
 

 올리비에 메시앙

나  운  영

   「나는 무엇보다도 먼저 카톨릭의 음악가입니다. 종교적인 것이든 그렇지 않은 것이든 간에 나의 작품은 모두가 신앙의 표현이요 그리스도의 신비를 찬양하고 있습니다. 나는 나의 신앙의 행위인 작곡에 있어서 신으로부터 떠나지 않는 온갖 제재(題材)의 음악을 작곡하고 싶습니다.」
    이것은 현대 불란서 작곡가인 올리비에 메시앙(Olivier Messiaen)의 말입니다. 그는 1908년에 출생하였으며 젊은 불란서(La Jeune France)악파의 주재(主宰)자이며 수많은 종교적 작품을 작곡하는 한편 파리 음악원 교수와 교회의 오르가니스트로 분주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특히 매 주일의 낮 미사 때에는 오르간의 즉흥연주를 하는 것이 그의 임무로 되어 있습니다. 오늘날 흔히 교회 안에서 음악을 배운 자가 이름 있는 음악가가 되기가 무섭게 교회 문을 나가 버리는 우리네의 경우를 생각해 볼 때 메시앙은 진정한 의미의 교회음악인이며 20세기의 바하(Bach)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역대의 수많은 카톨릭 작곡가들 가운데 팔레스트리나, 라소, 몬테베르디, 하이든, 모짜르트, 베토벤, 케루비이니, 슈베르트, 리스트, 베르디, 구노, 생상, 프랑크, 레거어, 포레, 라인베르거, 드보르작, 브루크너, 레스피기, 피제티, 메시앙은 미사곡, 레퀴엠, 모테트 등 위대한 작품을 남겼습니다. 그 가운데서도 종교적인 기악 작품을 많이 남긴 작곡가는 리스트, 프랑크, 그리고 메시앙입니다. 또한 작곡가 자신이 오르가니스트로서 교회를 섬긴 예로 볼 때에 메시앙은 20세기의 프랑크(Cesar Franck)라고도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의 작품 가운데 중요한 것은
        ○ 교향적 명상―십자가, 죄, 성찬
        ○ 그리스도의 승천
        ○ 그리스도의 탄생
        ○잊어버린 봉헌
        ○ 아멘의 환상
        ○ 말세를 위한 4중주곡
        ○ 투랑가리라 교향곡
등인데 그는 이러한 작품 가운데서 정상적인 소절, 박자 이외에 과학적으로 연구된 리듬이나 특히 1940년 이후 동양음악―힌두, 자와의 음계, 리듬, 악기를 사용하여―을 연구하여 그의 독특한 음악을 창조하고 있습니다.

   이제 피아노 2중주곡 <아멘의 환상>의 표제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창조의 아멘,    군성(群星)의 아멘,    토성(土星)의 아멘,    예수의 임종(臨終)시의 괴롬의 아멘,    욕망의 아멘,
    천사들과 성인(聖人)들의 작은 새들의 노래의 아멘,    심판의 아멘,    성취의 아멘.

   흔히 종교음악이라고 하면 소위 고전적 양식의 것을 연상하게 되며 또한 작곡가들도 고전적 양식의 작품을 쓰는 것이 종교음악으로서의 상식인 것같이 생각되기 쉬우나 현대적 스타일과 테크닉에 의한 종교적 작품을 쓰고 있는 그의 창작 태도와 특히 동양음악을 연구하여 새로운 경지를 개척하고 있는 것과 그리고 성악곡에 그치지 않고 오르간곡, 피아노곡, 실내악곡, 교향곡 등 기악곡 전반에 걸쳐 종교음악을 작곡하고 있다는 점과 아울러 국내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큰 명성을 떨치고 분주히 활약하고 있는 그가 교회의 오르가니스트로 봉사하고 있는 점 등등에 대하여 우리들은 마땅히 느끼는 바가 있어야 될 줄로 생각합니다. 종교음악이 세속음악에 리드 당하고 있는 오늘날 작곡가뿐만 아니라 교회 전체가 교회음악 부흥에 대하여 재고(再考)해야 될 때가 왔다고 나는 믿으며 현대인의 감각에 맞는 민족적인 종교음악을 창조해야 하는 이 마당에 있어서 우리는 먼저 메시앙에게서 배울 점이 많을 것이 아니겠습니까?

 < 1955. 카톨릭 청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