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집 2 '독백과 대화'
 

Back To Bach
 ―신고전주의음악에 대하여―

나  운  영

   20세기음악은 인상주의음악으로부터 구체음악, 전자음악에 이르기까지 많은 변모와 발전을 보이고 있으나 오늘날에 있어서 그 주류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신고전주의음악과 12음음악이므로 먼저 신고전주의 음악에 대해서 설명하고자 합니다.
     Neo-Classicism 즉 신고전주의 음악이란 첫째로 후기낭만파의 주정성(主情性)과 표제음악적 경향의 반동으로서 제1차 세계대전 이후 나타난 작곡 경향이며,  둘째로 고전파와 그 이전의 절대음악적인 형식성, 객관성으로의 복귀를 주장하는 대위법적 수법 즉 악곡의 구성 형식과 대위법적 수법을 중요시하는 음악을 말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 음악에서는 하이든, 베토벤적인 주제발전법이 사용되지 않고 바그너, 리하르트-슈트라우스 등의 관능적인 것을 버리고 바로크 또는 바로크 이전의 대위법적 수법을 존중하고 파르티나, 콘체르토 그로쏘(합주 협주곡), 토카타, 파사칼리아 등과 같은 작은 형식이 많이 사용되는 것입니다.
    그러면 이만한 예비지식을 가지고 먼저 스트라빈스키 작곡의 <Apolln Musaqete>란 곡을 들어 보시기 바랍니다. 이 곡은 스트라빈스키가 1927년에 「Back to Bach」 즉 바하로 돌아가라고 외친 뒤에 1928년에 완성한 발레음악입니다. 아폴로 숭배의 전설을 다룬 이 곡은 작곡자의 이름을 모르고 듣는다면 절대로 근대음악은 커녕 낭만음악과도 같지 않은―마치 一無名작곡가의―작품처럼 들릴 것입니다.
    이 작품은 후기 바로크양식에 가까운 옛 수법을 쓰고 있고 매우 선율적이며 단순할 뿐만 아니라 악기편성에 있어서도 일체 관악기를 생략한 현악5부(제1, 2바이올린, 비올라, 제1, 2첼로, 더불베이스)만으로 되어 있어 색채적 효과가 제거된 점에서 더욱이 주목을 끌고 있는 것입니다. 러시아 국민주의와 인상주의가 합쳐진 작풍에서 원시주의, 재즈풍을 거쳐 신고전주의로 전향한 스트라빈스키의 문제의 작품이 곧 이것입니다.

    원래 신고전주의를 제창한 사람은 이탈리아의 작곡가이며 또한 바하의 연구가인 피아니스트 부소니(Bussoni, 1866∼1924)입니다. 즉 그는 1920년에 신고전주의의 이론을 발표했던 것입니다. 즉 다시 말하면 신고전주의의 개념은 부소니가 만들어 낸 것입니다. 그는 독일 후기낭만주의에 대하여 반기를 들었던 것입니다. 그는 이것을 확실치 않은 왜곡되고, 부자유스러운, 억지로 만들어진, 과장된, 형식을 갖지 않은 것으로 생각하여 이에 반대하여 그는 고전파의 작곡가―그중에서도 모짜르트가 가지고 있던 수정과 같은 명쾌한 맛, 냉정한 정열, 명석하고 불필요한 것이 없는 현명한 것을 추구했던 것입니다. 그리하여 그는 형식과 내용이 완전히 균형 잡힌 작품을 완성하려고 했던 것입니다.
    여기서 신고전주의 음악을 쓰고 있는 작곡가를 소개하면 부소니를 비롯하여 라벨, 카셀라, 말리피에로, 힌데미트, 스트라빈스키, 프로코피에프, 미요, 오네가, 플랑크, 피스톤, 해리스, 본 윌리암스 등등입니다.

    그러면 다음에는 이탈리아의 근대 작곡가인 카셀라(Casella, 1883∼1947)작곡의 <Talantela>를 들어 보시기 바랍니다. 이 곡은 카셀라가 1927년에 작곡한 클라리넷, 파곳, 트럼펫, 바이올린, 첼로의 5중주로 연주되는 세레나데 중의 마지막 악장인 이탈리아 무곡(舞曲)입니다. 이 곡은 전음계적이고 조성(調性)이 뚜렷하고 매우 선율적이고 명쾌한 음악입니다.
    다음에는 Hindemith작곡의 <Scherzo>를 들어 보시기 바랍니다. 이 곡은 비올라와 첼로를 위한 2중주곡입니다. 이 곡은 매우 대위법적이고 또 대체로 조성이 애매하기는 합니다만 도중에서 비엔나 고전파 음악과 비슷한 부분이 나오는가 하면 마지막은 장3화음으로 끝나는데 또한 큰 매력이 있는 것입니다. 무조음악(無調音樂)에 대해서는 다음기회에 언급하겠습니다만 힌데미트의 음악은 조성을 무시한, 조성을 인정하지 않은 음악이 아니라 반대로 어떤 중심음을 인정하는 음악―다시말하면 확대된 조성(調性)음악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의 음악은 가령 C장조가 아니라 C조 즉 C음을 중심으로 하는 넓은 의미의 조성음악인 것입니다. 이 스케르조도 그러한 음악이므로 매우 무조적(無調的)으로 들리면서도 어디까지나 건강하고 변화가 많고―그리고 신고전적입니다.

    다음에는 미요(Milhaud, 1892∼  )작곡의 小교향곡 제3번 <세레나데>를 들어 보시기 바랍니다. 이것은 한 악장이 단 1분밖에는 걸리지 않는 3악장의 교향곡이며 더욱이 플루우트, 클라리넷, 파곳,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더블베이스의 7중주로 연주되는 곡입니다. 이와 같이 3분간의 7중주의 교향곡을 작곡하게 된 것은 후기낭만파 음악의 반동(反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즉 말러(Mahler, 1860∼1911)의 제9 교향곡을 예로 들면 이 곡은 1시간 20분의 4관편성의 대관현악곡이니 미요의 소교향곡 제3번과는 너무나 큰 대조가 됩니다. 그런데 그뿐만 아니라 이 곡은 다조음악(Polytonal Music)인 점에서 더욱 이채를 띠고 있는 것입니다. 다조(多調)음악이란 것은 무조음악과는 다른 것입니다. 즉 이것은 서로 조성이 틀리는 것을 함께 결합시킨 음악을 말하는 것입니다. 가령 혼성4부 합창곡으로 예를 들면 재래의 음악은 소프라노, 알토, 테너, 베이스가 모두 한 가지 조성으로 되어 있으나 다조음악은 소프라노는 C조, 알토는 D조, 테너는 F조, 베이스는 G조―이와 같이 조성이 서로 틀리는 것이 동시에 연주됐을 때에 순간적으로 생기는 화음과 또한 각 선율이 끝날 때의 조감(調感) 등의 묘미를 맛보게 하기 위해서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이와같은 다조음악은 분명히 쉔베르그의 무조성에 대한 반동이기도 합니다. 그는 절대로 무조주의자가 아닙니다. 그는 너무도 조성을 사랑하는 까닭에 여러 가지 조를 함께 사용하는 것입니다. 바그네리즘(Wagnerism)은 물론 드뷔시의 인상주의 음악까지도 배척한 소위 프랑스 6인조(French Six)의 대표자인 미요가 발견한 독자적인 길인 이 다조음악은 재래의 조성음악이나 무조음악이나 힌데미트식의 확대된 조성음악과도 다르면서도 화성이 투명, 경쾌하고 아울러 근대성을 띠고 있으므로 그의 음악을 가리켜 「과도한 관능성이나 주관성에서 탈각한 지중해적인 신고전성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음에는 Stravinsky작곡의 <Violin Concerto>를 감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이 곡은 1931년에 작곡된 것으로서 제2, 3악장은 <아리아>, 제4악장은 <카프리치오>란 이름이 붙어 있으며 특히 제1, 4악장은 바하 정신 또는 바로크 정신에 입각한 근대음악인 것을 누구나 느낄 수 있습니다. 이 곡은 그가 신고전주의로 전향한 첫 작품인 <아폴론 뮤사제트>보다 더욱 그 색채가 진한 작품입니다.
   이 밖에도 신고전주의 음악을 예로 들면 다음과 같습니다.
  1. Stravinsky : Piano Concerto(1924)
  2. Stravinsky : Symphony of Psalms
  3. Prokofieff : Peter and the Wolf (A Musical Tale for Children)
  4. Hindemith : Symphonie Mathis der Maler
  5. Stravinsky : Concerto Grosso in D
  6. Prokofieff : Lieutenant Kije
  7. Honegger : Symphony No. 4
  8. Milhaud : Saudades do Brasil
  9. Stravinsky : Oedipus Rex
 10. Shostakovitch : Symphony No. 9
 11. Menotti : Violin Concerto

    끝으로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근대 작곡가이든 현대 작곡가이든 간에 이 신고전주의적 경향의 작품을 쓰지 않고 있는 작가는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란 사실입니다. 그러므로 이 신고전주의 음악이란 20세기 음악의 중요한 사조(思潮) 가운데의 하나일 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영원히 계속될 것을 또한 의심치 않습니다.

< 1959. 4. 신태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