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집 3 '스타일과 아이디어'
 

나의 소원
 -어린이날 50돌을 맞이하여

나  운  영

   어린이날을 맞을 때마다 나는 방정환선생을 비롯하여 윤극영, 정순철, 홍난파, 박태준, 윤석중 선생을 생각하게 ,된다. 그분들은 단순히 동요운동을 한 것이 아니라 동요를 통한 구국운동을 하신 분들이다.  그런데 그분들이 뿌린 씨는 과연 어찌 되었는가?  오늘날 어린이들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는 동요가 아니고 유행가 아니면  CM송이다.  학교에서 배우는 노래는  교실 안에서만의 노래일 뿐 교실 밖으로 나오면 온통  텔레비젼이나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노래 속에서 살고 있다.
   우리는 50년전으로 되돌아가야겠다. 시인과 작곡가는 합심하여 새 동요를 솔선해서 만들어내고 어머니들은 이를 보급시키는데 앞장서줬으면 얼마나 좋으랴? 요즈음 어머니합창단이 많이 생겼는데 명곡도 좋고 민요도 좋지만 그들이 새 동요 부르기 운동을 전개해주기만 한다면 자연히 어린이들이 따라 부르게 되어 가정과 사회에 퍼지게 될 것이 분명하다.
     「내 마음 울렁거려 그대를 볼 때마다 - 당신은 멋쟁이 한번만 만나주오」
   이런 노래가 천진 난만한 어린이들의 입에서 흘러 나오는 사실을 생각할 때마다 무서운  느낌이 든다. 이런 노래를 부르고 자라는 어린이의 앞날이 아니 이렇게 해서 자라난 젊은이들이 지배하는 사회와 국가의 장래를 생각하면 할수록 한없이 서글퍼지기만 한다.

   50돌을 맞이한 어린이날을 기념하여 우리 모두 새 동요운동을 전개할 것을 나는 다시한번 호소한다. 어린이들의 입에서 새 동요가 불려질 때 우리 가정과 사회는 깨끗해질 것을 나는 믿어 의심치 않기 때문이다. 퇴폐풍조일소는 겉으로 나타나는 것보다는 정신적인 것부터 시작되어야 할 것이다. 뭐니 뭐니 해도 저질가요와 CM송으로 더럽혀 질대로 더럽혀진 어린이들의 머리를 먼저 깨끗이 씻어주고 새 동요를 가르쳐주는 일이 곧 방정환 선생의 높은 뜻을 받드는 일이기도 하다는 것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1974. 5. 6.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