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집 4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80년 한국 기독교음악

나  운  영

   바야흐로 개신교 선교 100주년을 목전에 두고서 80년대의 막을 연 금년의 교회음악계는 겨우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을 뿐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겠다.
   흔히 음악계의 한 해를 결산하려면 분야별로 작곡, 연주, 평론, 출판을 논해야 할 것이나 아직도 우리나라 교회 음악계는 그 활동이 별로 활발하지 못한 탓으로 분야별로 논하는 것 자체가 부끄러운 느낌마져 드나 통계에 따라 적어 보고자 한다.

 1. 작곡
   첫째로 한국 찬송가 위원회 주최  제3회 신작 찬송가 발표회에서 17곡이 김경수, 나운영, 오소운, 이유선, 이한웅, 조돈환, 최형섭, 최종진에 의해 작곡 발표되었다. 총 98곡의 응모작품 중에서 당선된 17곡은 제 1, 2회 때 비하면 애창될 가능성이 있는 곡이 많이 탄생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 이로써 한국 찬송가 위원회가 공모, 제정한 신작 찬송가는 1, 2회를 합하면 모두 46곡이 된다.
   둘째로 한국 교회음악이 작곡가협회 주최 제5회 찬송가 신작 발표회에서 19곡이 강창식, 구두회, 김국진, 김두완, 김순세, 김영철, 김한준, 백태현, 이중화, 주성희, 한태근, 허방자, 황철익에 의해 작곡 발표되었는데 이 중 9곡이 한국 찬송가 위원회에서 이미 제정된 원곡의 가사에 새로 작곡된 별곡(Second Tune)이라는 점이 주목을 끌게 한다. 원곡과 별곡이 공존할 수는 없는 것이니 적자생존(?)의 법칙에 따라 어느 쪽이 불려지게 될 것이냐가 흥미의 대상이 될 것이나 당분간 혼선이 빚어질 것이 예상된다.
   셋째로 한국 성가 작곡가협회 주최 제 2 회 신작 성가 작곡 발표회에서 18곡이 강창식, 고희준, 김규환,  김노현, 김동진, 김병규, 김연술, 안일웅, 최동선에 의해 작곡 발표되었는데 이 중에도 별곡이 수 편 나온 것을 보면 작곡할만한 가사가 많지 않거나 혹은 가사를 구하기 힘드는 데도 그 원인이 있지나 않을까 추측된다.
   넷째로 금년 들어 10회에 걸친 나운영 작곡 신작 찬송가 월례 봉헌 예배를 통해 매월 6곡씩---곡이 이미 작곡 발표되었고 이 해 성탄전에 드디어 통산 100곡을 돌파하게 되겠는데 찬송가의 토착화와 현대화에 대해 좀 더 교계가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라고 있다.

 2. 연주
   한편 연주 활동은 더욱 활발하지 못한 느낌이 든다.
   첫째로 극동방송 주최 제 5 회 성가 대합창제에서 초동교회, 수원 중앙 침례교회, 충현교회, 신촌 성결교회, 순복음 중앙교회, 충신교회, 정동 제일감리교회, 영락교회 성가대가 16곡을 연주 발표했는데 이 중에서 박재훈 작곡의 <주여 내가 깊은 곳에서 >와 김한준 작곡의 <용서하라>를 제외하고 모두가 외국곡이었다는 점을 우리는 주시해야 할 것이다. 즉 이 합창제가 외국곡을 연주하는 데 중점을 둔다는 오해를 받게 되지 않으려면 적어도 16곡 중 8곡은 우리 작품을 연주해야 국제적으로도 체면이 선다고 나는 생각한다.
   우리는 걸핏하면 선교 100주년이라는 것을 내세우기를 좋아한다 그렇다면 말로만 내세울 것이 아니라 그 증거를 보여야 되지 않겠는가?
   외국곡을 주로 연주하는 합창제라면 그 막대한 비용을 들여서까지 방송국이 연중 행사를 가질 명분이 서지 않지 않을까 생각되니 말이다.
   둘째로 한국 교회음악협회 주최 교회음악인 추모 음악 예배에서 박원정, 장수철, 이동훈, 이삼은, 김치묵, 발스베리, 루스의 7명을 추모하고 선명회 합창단, 필그림 합창단, 손윤열, 이동범, 충현교회 중창단의 연주가 있었는데 이는 비록 만시지탄을 금할 길 없지만 매우 뜻 깊은 모임이었다고 생각되어 박수를 보낸다.
   이밖에 연중 행사로 메시아 대연주회 주최 메시아 공연이 금년에도 있을 것이니 기대되나 해를 거듭할수록 좀더 좋은 연주를 할 수 있어야만 의의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연중 행사란 그 자체에 의의가 있는 것이 아니라 항상 발전하는 데 의의가 있으니 관현악 반주에서 차질이 없도록 세심한 주의가 요망된다.

 3. 출판
   첫째로 에덴문화사를 비롯하여 교회음악사, 기독교 음악사, 미파사, 영산 출판사 등등에 의해 성가합창곡이 다량으로 출판되었으니 매우 고무적이라 하겠다. 그러나 좀 더 선곡에 있어서 신중을 기해 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항상 뒤따른다.
   같은 곡이 여러 출판사에서 다시 나오는가 하면 너무 낡은 스타일의 곡, 너무 유치한 곡이 많이 선곡되는 느낌이니 이래서는 교회음악의 체질이 바뀔 가능성이 희박하다. 좀 더 새로운 곡, 수준 높은 곡을 외국에서 입수하여 번역 소개하는 한편 우리 곡조를 의식적으로라도 많이 소개했으면 얼마나 좋겠는가? 한편 국내에서 새로 사보해서 출판하는 경우 너무나도 악보 자체에 오식이 많으니 이 점에 신중을 기해 주었으면 좋겠다.
   둘째로 국내 유일무이한 계간 잡지 「교회음악」이 꾸준히 발행되는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 그런데 교회음악인, 성가대 지휘자, 반주자, 대원은 물론 특히 목회자, 장로님, 집사님들이 이 잡지에 대해서 관심을 가져 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크다. 이 잡지에 관심이 없다는 것은 다시 말해서 교회음악 자체에 대해 관심이 없다는 증거라고 말해도 좋을 것이다. 교회음악의 발전 없이 교회는 발전되지 못하며 기독교는 부흥하지 못한다는 것을 우리는 재인식해야겠다.

<교회연합신보 1980.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