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집 4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국가 제정의 필요성

나  운  영

   국가를 제정하자는 뜻은 절대로 오해되어서는 안된다. 이것은 「애국가」(안익태 작곡)를 부르지 말자는 말이 아니다. 국가가 없으니 새로 만들자는 것뿐이다. 따라서 「애국가」의 가사 또는 곡조에 대해서 새삼 논할 필요는 없다.
   다만 국가를 작사 또는 작곡함에 있어서 「애국가」의 결함을 되풀이하지 말자는 것뿐이다.

   첫째 가사는 단절이어야 한다. 2절 이상인 경우에는 끝까지 불러야만 하는데 번거롭다는 이유로 1절만 부르고 만다면 의미가 없다. 따라서 단절 가사가 가장 적합하다.
  둘째로 곡조는 한국풍이어야 한다. 다시 말해서 서양풍이 아니어야 한다. 누가 듣든지 동양의 음악이요, 동양 3국 중에서도 중국이나 일본 음악이 아닌 한국 음악이라는 것이 뚜렷하게 느껴지는 곡조라야 한다.
  없는 국가를 새로 만들자는 데 있어서 「애국가」에 대한 시비는 그만 두자. 「애국가」는 「애국가」대로의 역사적 존재 가치가 있다. 또 「애국가」는 반드시 하나만 있어야 한다는 법도 없다. 둘이 있어도 셋 이상이 있어도 좋다.
  국가는 국기와 함께 나라의 상징이니 하루 속히 제정해야 한다. 애국가와 국가는 엄연히 다르다. 애국가를 국가로 대용하는 나라는 우리나라뿐인데 굳이 그럴 필요조차 없다. 따라서 국가가 없으니 새로 만들자는 국민 여론을 무시할 수도 없고 또한 무시해서도 안된다. 이에 대해 신중론을 펴는 것은 한낱 기우에 불과하다기보다 인식부족이 근본 원인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애국가(동해물과 백두산이…)」는 나라를 빼앗겼을 때에 자주 독립을 갈망하며 부르던 노래였다. 그런데 떳떳한 독립국가에 아직까지도 국가가 없다는 것은 언어도단이다.

 <1983. 5.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