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집 4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음악은 영혼의 병을 고쳐 준다
 - 음악이 선교에 미치는 영향 -

나  운  영

   "수 많은 종교 가운데서 기독교가 가장 부흥되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을 때 "오직 음악 때문이다"라고 거침 없이 나는 대답한다. 물론 다른 종교에 음악이 없는 것은 아니나 우리 기독교처럼 음악을 중요시하지 않기 때문이다.
   예배는 음악으로 시작해서 음악으로 끝나며 오늘날 한 시간 예배에 있어서 3 분의 2 이상을 차지하는 것이 음악일 뿐만 아니라 특히 요즈음 젊은이들 중에는 목사님의 설교 말씀보다도 성가대의 특별찬송에서 더 은혜를 받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생각할 때 우리 기독교야 말로 음악을 가장 중요시하는 종교라고 말할 수 있다.
   나는 어린 시절 구세군 군악대가 연주하는 찬송가에 도취되어 그들을 따라 성탄 축하 음악 예배를 구경(?)하러 생전 처음으로 교회에 갔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결국 음악에 끌려 교회에 나가게 된 것이다. 그때 나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찬송가였다.
   온 교인이 함께 부르는 우렁찬 노래소리, 그리고 풍금에서 흘러 나오는 아름다운 화음이 나를 신앙의 길로 인도해 준 것이었다.

   우리나라의 교회 음악사가 말해 주듯이 나도 교회에서 음악을 배우기 시작하여 서울 성남교회 성가대를 29년째 지휘하면서 찬송가, 성가 독창곡, 성가 합창곡의 작곡은 물론 요즈음은 찬송가 통일 작업을 위해서도 온갖 정열과 정력을 쏟는 몸이 된 것을 생각할 때 먼저 하나님께 감사를 드린다.
   선교에 있어서 의료 전도보다도 더 큰 영향을 주는 것은 음악 전도이다. 육신의 병보다 더 중한 영혼의 병을 고쳐 주는 것이 음악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말하는 음악이란 찬송가만을 의미하는 것은 물론 아니다. 오르가니스트의 주악이나 성가대의 성가 합창곡을 듣는 것보다도 나 자신이 여러 사람과 한 목소리로 부를 때에 더 큰 은혜를 받게 되는 찬송가의 힘은 참으로 크다. 개신교보다 훨씬 먼저 우리나라에 들어온 구교보다도 신교가 더 부흥하는 까닭이 무엇일까? 이는 구교보다 신교가 선교에 있어서나 예배에 있어서나 음악을 더 중요시하는 까닭이요, 찬송가가 발달한 까닭이다. 즉 즐겨 불려지는 찬송가의 수가 구교보다 많을 뿐만 아니라 구교에 비해 신교의 찬송가가 보다 토착화 내지 현대화되었기 때문이리라 다시 말해서 질적으로나 양적으로나 신교의 찬송가가 절대 우세하기 때문에 구교보다 신교가 부흥하는 것이다.

   나는 「찬송가의 통일에 관한 설문」(4월 16일자 장로회보 제 46호 참조)에서 우리 합동, 새, 개편찬송가의 곡이 『성공회 성가집』에는 60여곡, 『새 전례 카톨릭 성가집』에는 30여곡, 『카톨릭 공동체 성가집』에는 60여곡이 들어 있으니 이 곡만이라도 - 신 구 공동 번역의 성서와 같이 -찬송도 신교와 구교가 가사를 통일 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며 그 보다도 먼저 합동, 새, 개편 찬송가의 가사 통일이 더 시급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즉 같은 곡을 가지고 각각 다른 가사로 찬송가를 부른다는 것이 신, 구 일치운동에도 직접적인 큰 장애가 되기 때문이다.
   무릇 교회음악에는 신, 구교의 구별이 있을 수 없다. 왜냐하면 구교신자인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의 미사곡을 신교에서 연주하고, 신교 신자인 바하, 헨델, 멘델스존의 오라토리오나 칸타타를  구교에서도 즐겨 연주하고  있으니 말이다.
  더 비근한 예로 나의 작품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와 「주께 드리네」가 『새 전례 카톨릭 성가집』(102장과 53장)에 들어 있는 것만 보더라도 교회음악에는 신교도 구교도 없다는 것을 증명해 주고 있지 않은가?

   음악이 교회 선교에 미치는 영향은 실로 크다. 그러므로 우리는 음악을 통해서 복음을 전도해야 할 의무가 있다. 따라서 복음을 전도하기에 앞서 음악 자체를 전도할 필요성마저 느끼게 된다. 흔히 외국의 명 전도단이 피아노, 마림바, 전자오르간, 트럼펫 등의 악기를 가지고 교회음악 아닌  행진곡, 왈츠, 폴카나 재즈를 먼저 들려준 다음에 차츰 심각한 교회음악으로 유도하여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은 다음에 설교를 시작함으로써 많은 결신자를 내게 하는 그 수단과 방법을 볼 때 '음악전도'와 '음악을 통한 복음전도'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끼게 한다
   나는 학적인 이야기 대신에 나의 간증을 곁들인 쉬운 이야기를 통해 '음악이 선교에 미치는 영향'을 강조하는 바이다.

 <「교회 연합신보」 1977.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