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집 4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교회음악인의 자세

나  운  영

   첫째로 '교회음악과 세속음악은 무엇이 다른가?'
   교회음악과 세속음악은 그 악곡형식에 있어서는 별로 다를 것이 없으나 내용에 있어서는 전혀 다르다. 즉 '하나님의 성호를 찬양하는 것'이 교회음악이요, '하나님께 드리는 노래', '노래를 통한 신앙고백', '노래를 통한 기도'가 곧 교회음악이다. 따라서 가령 예배 때에 성가대원이 사람들(일반 신도들)에게 들려 주기 위해서 특별찬양을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물론 잘못이요, 일반 신도들도 - 마치 음악회 구경하는 격으로 - 성가대원을 바라보며 듣는 것도 잘못이다. 어디까지나 성가대원과 함께 하나님께 기도드리는 심정으로 들어야 할 것이다.만약 그렇지 못하다면 Music in Church는 될지언정 Church Music은 될 수 없다.
   둘째로 '어떻게 해야만 올바른 성가 연주가 될 수 있는가?' 물론 충분히 연습한 다음에 연주해야 할 것이다. 연습 부족인 채로 연주한다는 것은 나 자신뿐만 아니라 남을 속이는 것이요, 그보다도 하나님을 속이는 결과가 된다. '설 익은 것', '죽도 밥도 아닌 것'을 하나님께 바친대서야 될 말인가? 특히 독창을 하는 경우에 찬송가 책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악보를 보고 노래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상식부족이다. 예술가곡이나 오페라 아리아는 아무리 긴 것이라도 완전히 외어서 곧잘 부르면서 짤막한 찬송가는 어째서 욀 수가 없는가? 원고를 줄곧 보면서 하는 설교에 별반 은혜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찬송가책을 보고 부르는 찬송가에는 은혜가 없는 법이다. 가사를 따로 외워서 연주자 자신부터 감격해서 불러야만 듣는 사람에게도 깊은 감동을 줄 것이고 그런 노래라야 하나님께서도 기꺼이 받으실 것이다.
   셋째로 '어떻게 해야만 좋은 성가 작곡을 할 수 있을까?' 물론 작곡 기법을 연마해야 할 것이나 그보다도 중요한 것은 가사를 음미해 보아 우선 그 가사에서 은혜를 받아야 하고 '빈 마음', '겸손한 마음'으로 하나님께 간구해야 할 것이다. 영감이 떠올라야만 좋은 곡이 될 수 있는 것이니 '허황된 생각', '교만한 생각', '남을 시기, 질투하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더욱이 '나만이 의인이라고 생각하는 나머지 남을 함부로 정죄하려 드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이 없다'는 속담대로 하나님 보시기에 사람은 모두 죄인이다. 그러므로 우선 노여움을 풀고, 남을 용서해 줄 줄도 알고, 남을 사랑하고, 남을 위해 기도해 주는 심정을 늘 가져야만 홀연히 영감이 떠오르는 법이다.
   교회음악과 세속음악이 다르듯 교회음악인도 세속음악인과는 먼저 그 마음가짐부터 달라야 할 것이 아닌가? 심판은 하나님께서 하실 일이요. 사람이 대신할 수 없는 것이니 매일매일 '통회하는 마음', '겸허한 마음'을 가지고 죽는 날까지 하늘은 우러러 한점 부끄럼이 없는 삶을 살아가야겠다.

 <복음신보 1977. 7.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