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집 4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큰 별이 떨어졌다
 - 안병소 선생의 영전에 -

나  운  영

   거성(巨星) 안병소 선생의 서거는 음악계의 가장 큰 충격적인 뉴스가 아닐 수 없다.
   선생은 12세에 바이올린 독주회를 열어 세상을 놀라게 한 신동으로서 크레인 모길레프스키를 거쳐 조세프 요하임의 고제자인 빌리 헤스 교수의 문하에서 정통 주법을 마스터하고 귀국하여 연악원을 통해 전희봉, 정봉열, 김창환, 원경수, 양해엽, 김찬영, 백운창, 정경화, 강동석 등 수많은 제자를 길러내어 이 나라 음악 발전에 크게 공헌하셨기 때문이다.
   바이올리니스트로서의 선생은 절대로 음정이 틀리지 않는 기교와 풍부한 감정의 소유자로서 1938년 조선일보 주최의 귀국 독주회를 비롯하여 만주 신경교향악단 독주자 및 악장으로 눈부신 활약을 하였으며 교향악 지휘자로서도 고려 교향악단, 해군 교향악단, KBS 교향악단을 통하여 독일 음악의 진수를 피부로 느끼게 해주었으며 무엇보다도 바이올린 교수로서 교칙본 제1주의를 제창하여 너무나도 엄격한 훈련을 통한 고행을 제자들에게 강요함으로써 드디어 <안병소 메토드>를 확립시키기에 이르렀다.
   매사에 정확을 기하셨고 불의와 타협할 줄 모르는 그 강직한 성품으로 말미암아 세속을 멀리하시다가 아홉 고개를 채 못넘기시고 69세를 일기로 홀로 가셨으니 비통한 감정을 억누를 수 없는 자는 비단 나 뿐만은 아니리라.
   삼가 명복을 비노니 스승이시어 고이 잠드소서.

 <중앙일보 1979. 3.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