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집 4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네 몸은 성전이니

나  운  영

  지난 3월 27일 나의 회갑기념 논문집 『한국음악논총』 봉헌식 때에 나는 아래와 같은 말을 했다.
    '회갑은 인생에 있어서의 종착역이 아니다.'
    '회갑은 인생에 있어서의 반환점도 아니다.'
    '회갑이야 말로 나의 인생에 있어서의 제2의 출발점이다.'
    '인생을 소나타형식으로 비유한다면 나는 바야흐로 제시부를 지나 발전부로 들어가는 역사적 순간에 있다.'

   나를 직접 대해 본 일이 없는 사람들은 거의 80이 가까운 노인으로 착각하는 모양인데 아무리 생각해 봐도 나는 호적이 20년쯤 잘못된 것만 같다. 아직 머리카락도 새까맣고, 돋보기도 안쓸 뿐만 아니라 이마에 주름조차 하나도 없으니 말이다. '언제적 나운영인데 그렇게 젊어 보이냐? 늙지 않는 무슨 비결이라고 있느냐?'는 물음에 나는 서슴없이 아래와 같이 대답한다.
     '첫째로 평화스런 마음을 가지고 범사에 감사하는 생활을 하라.'
     '둘째로 규칙적인 생활을 하라.'
   즉 남을 미워하지 많고 또 성내지 않으면 늘 즐거운 인생을 보낼 수가 있다. 나는 남의 일에 대해 신경을 쓰지 않는 - 철저한 불간섭 주의자이기 때문에 마음이 평화스럽다. 내 할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데 언제 한 눈을 팔 시간이 있겠는가? 작곡, 저술, 강의, 교회 봉사등등 - 나에게 맡겨진 일이 많으니 하루하루 나의 생명을 연장시켜 주시는 하나님께 감사드리면서 성심껏 일을 해 나갈 따름이다.
   인생이란 남과의 선의의 경쟁의 연속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경쟁 상대가 없으면 외롭고 자극이 없다. 자극이 없으면 안일에 빠지기 쉽고 교만해지기 쉽다. 일에 쫓기다 보니 시기, 질투, 모략, 중상할 마음의 여유가 없다.

   나는 보통 6시간의 수면을 취한다. 자정에 자리에 누우면 새벽 6시에는 어김없이 일어난다. 비교적 짧은 시간에 깊게 잠들기 때문에 꿈도 거의 안 꾼다. 어쩌다 한 달에 한번쯤 꿈을 꾸게 되는 날엔 일에 능률이 안 난다. 10년 전까지만 해도 나는 하루에 5시간 밖에는 잠을 자지 않았다. 그런데도 건강이 유지되는 것은 숙면 때문이리라. 규칙적인 생활은 건강의 비결 중의 하나이다. 나는 미동보통학교와 중앙고보를 줄곧 개근했다. 규칙적 생활이 몸에 배었기 때문에 공휴일에도 늦잠을 자는 일이 없고 더욱이 낮잠은 자본 기억조차 없다. 일상 생활에 있어서 리듬이 깨지면 건강을 해치기 쉽기 때문이다.
   만병은 마음에서 오는 것이다. 즉 마음이 병들면 몸이 나빠진다. 정신이 건강하면 병마는 물러간다. 늘 평화스런 맘을 가지고 범사에 감사하는 생활을 하며, 규칙적인 생활을 하면 병마가 접근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만약 몸에 이상이 있다고 생각되면 즉시 치료해야 한다. 병이 저절로 낫기만을 기다리는 사람은 어리석은 사람이다. 병을 기른 다음에 약국이나 병원을 찾는 사람이 우리 주변에 얼마나 많은지 모르겠다. 내 몸을 내가 아끼지 않으면 누가 아껴주랴?

   '네 몸은 성전이니---'라는 성경구절(고린도 전서 6장 19~20절)이 있듯이 항상 내 몸의 건강 관리에 주의함으로써 나에게 맡겨진 일을 위해 사명감과 소명감을 가지고 오늘도 보람있게 - 소신껏 살아가야겠다.

 < 월간 엠디 1982.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