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집 4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음악목사를 양성하라

나  운  영

   예배와 음악은 불가분의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웬일인지 인식이 부족하거나 아예 인식이 잘못되어 있어 다만 음악을 예배에 있어서의 하나의 부속물(?)처럼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듯 싶다. 왜 그러냐 하면 오늘날 교회에서의 성가대 지휘자 중에는 음악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이 상당히 많기 때문이다. 즉 성가대 지휘쯤은 음악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이라도 넉넉히 감당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아무에게나 이 무거운 책임을 떠 맡기고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성가대 지휘란 아무나 감당할 수 있는 것이 절대로 아님을 알아야 한다. 성가대 지휘자는 예배 때의 찬송가를 선택하는 일은 물론이고, 성가대가 부를 특별 찬송의 선곡도 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예배 처음에 연주되는 주악에서부터 마지막 송영에 이르기까지 모든 음악을 주관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음악에 대한 상식 아닌 전문적 지식이 있어야 한다.
   옛날과는 달리 요즈음에는 성가대 지휘자와 반주자만은 음악 전문가를 초빙하는 교회가 날로 늘어가고 있는데 이보다도 더욱 이상적인 것은 외국의 경우와 같이 음악 목사를 초빙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즉 음악 목사는 최소한 부목사와 같은 위치에서 교회에서의 음악 전반에 관한 것 - 다시 말해서 일반 성가대에서부터 학생 성가대, 주일학교 성가대에 이르기까지의 선곡, 연주, 연습 등을 관장, 지도하도록 하면 교회는 반드시 부흥할 것이다.
   교회가 부흥하려면 먼저 성가대가 부흥해야 한다는 것을 나는 확신한다. 따라서 성가대가 부흥하려면 유능한 지휘자와 반주자를 확보해야 하는데 가장 이상적인 것은 음악 목사를 초빙하는 일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하는 바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는 아직까지 음악목사를 양성하는 기관이 없다. 연세대, 이화여대, 한국 신학대, 서울 신학대, 총신대, 장로교 신학대, 고신대 등 교회음악과를 설치한 대학은 많으나 음악 목사의 자격을 주는 제도적 조치가 되어 있지 못한데 이는 시기상조라서가 아니라 근본적으로 교회 음악에 대한 인식 부족 때문이라고 해도 절대로 과언이 아니라고 생각된다.
   음악 목사의 자격을 주려면 교회음악 못지 않게 신학 과목을 많이 이수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교과목을 작성함에 있어서 신중을 기해야 한다. 음악 목사 - 다시 말해서 음악을 전담하는 목사로서 조금도 손색이 없는 성직자를 양성해야 하기 때문이다.
   개신교 선교 100주년을 목전에 두고 초교파적으로 기념사업을 활발하게 벌이고 있는 이 때에 가장 부끄럽게 생각해야 할 분야는 음악이라고 나는 단언한다. 왜냐하면 아직도 교회음악만은 서양음악의 식민지(?)의 위치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찬송가의 경우를 생각해 보면 합동찬송가에는 우리나라 사람의 작곡은 단 1장 뿐이고, 새 찬송가에는 단 1장도 없고, 개편 찬송가에는 27장이 들어 있을 뿐이다. 즉 각각 600장이상 되는 찬송가가 모두 외국 찬송가의 번역으로 되어 있으니 이러고도 선교 100주년을 자랑할 수 있을까? 한편 성가대의 특별 찬송곡의 경우를 살펴보면 헨델의 메시아 중에서 할렐루야만을 아직까지도 유일무이의 명곡으로 간주하고 되풀이할 뿐 대개가 연주하기 쉽고 음악적으로 수준이 낮은 짧은 곡을 연주하고 있는 형편이니 교회음악은 8.15 해방 전에 비해 그다지 크게 발전하지 못했다고 말해도 이에 떳떳하게 부인하고 나설 사람이 별로 없을 것으로 보이니 이 모두가 음악 목사를 양성하는 기관이 우리나라에만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음악 목사를 양성하는 기관이 하루 속히 우리나라에도 탄생하기를 바라 마지 않는 바이다.
   끝으로 성가대가 부흥해야만 교회가 부흥한다는 철칙(?)을 재 강조하는 동시에 지금까지 필요성을 인정하긴 하면서도 아무도 용단을 내지 못했던 음악 목사 양성 기관 설치의 푸른 꿈이 귀 교단, 귀 대학에서 국내 최초로 실현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총신신보 1983. 1.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