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집 4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오뚝이 인생

나  운  영

   칠전팔기란 말이 있다. 일곱 번 넘어져도 여덟 번째 일어나면 된다는 뜻이리라. 그 일곱 번이 모두 남이 나를 넘어뜨렸건, 내 잘못으로 쓰러졌건 상관이 없다. 하여튼 다시 일어나라는 뜻이다, 그 여덟 번이 모두 남이 나를 일으켜줬건 내 힘으로 일어났건 그것이 또 무슨 큰 문제가 되랴?
   오늘날 우리가 칠전팔기란 말을 너무도 쉽게 쓰지만 재기한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피, 땀, 눈물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이제 나는 이 말을 다시 한번 곰곰히 생각해 보련다.

     '내가 쓰러졌을 때에 남이 나를 일으켜 주는 경우',
     '남이 나를 쓰러뜨렸을 때에 내가 내 힘으로 다시 일어나는 경우',
     '남이 나를 쓰러뜨렸을 때에 남이 나를 일으켜 주는 경우',
     '내가 내 잘못으로 쓰러졌을 때에 내 힘으로 다시 일어나는 경우'

   나의 반생을 되돌아 보니 한 마디로 말해서 '오뚝이 인생'이 아니었나 생각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위의 네 가지 중 어느 경우에 해당되었든 여덟 번째 일어난 것만은 틀림이 없으니까---. 아마 나 만큼 항상 시기, 질투, 모략, 중상 속에서 살아남은 사람도 그리 많지는 않을 줄로 생각된다.
   남들이 안 하는 일을 하기 때문에? 혹시 남들이 다 가는 그 길을 마다하고 홀로 '나의 길'을 소신껏 걸었기 때문이나 아닐런지?
   오직 <선토착화 후현대화>를 신조로 삼고 '민족음악에의 길'을 개척해 나가는데 왜 이다지도 제동이 자주 걸리는지---. 그러나 그럴 때마다 나에게 용기와 지혜를 주시는 그 보이지 않는 '위대한 힘' 덕분에 오늘도 나는 오뚝이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
   앞으로 남은 반생을 살아가노라면 또 어떤 시련에 부닥칠지 모른다.- 따지고 보면 삼복더위쯤은 시련에 속하지도 않을 것이니 이 쓰라린 현실을 직시하면서 역사의 증언이 돼야 할 나의 「교향곡 제14번」을 해산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여야겠다.

 <목원대 신문 1985. 7.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