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감상 해설 HLKY _04 (1955년 3월 7일)

   이 글은 나운영이 기독교방송에서 12회에 걸쳐 국악감상해설을 한 원고입니다. 아쉽게도 12번째 원고는 찾을 수가 없었고, 1955년도에 라디오 생방송을 위해 작성한 글이라 정리가 안 돼 일부 수정을 했으며, 기독교 방송에서 한 해설이라 종교적 관점이 다소 포함되어 있음을 미리 밝혀둡니다.
  아울러 이 국악감상 해설에 사용된 음원은 찾을 수가 없었고, 더 더욱이 실제 스튜디오에서 직접 생방송으로 연주한 음원은 확인할 수 없어 인터넷에 공개된 음원을 사용하였음을 밝혀둡니다.

 

    오늘은 국악감상 네 번째 시간으로 굿거리 장단을 감상하시겠습니다.
지난번 토요일에는 세마치 장단으로 연주되는 곡을 들려드렸습니다.
이제 그것을 다시 한 번 말씀드리면 아리랑을 비롯하여 진도아리랑, 밀양아리랑, 도라지타령, 방아타령, 양산도, 노들강변, 몽금포 타령, 영변가, 한오백년, 앞강물 흘러 흘러 등은 세마치 장단으로 연주됩니다.

    오늘은 굿거리 장단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이 장단은 '덩- 기덕쿵더러러러 쿵- 기덕쿵더러러러'입니다.

    「굿거리장단」

    이 굿거리 장단으로 연주되는 곡으로는 한강수 타령, 강원도 아리랑, 흥타령, 닐리리야, 풍년가, 원산 뱃노래, 박연폭포, 태평가, 오봉산 타령, 사발가, 베틀가, 성주풀이, 오돌독, 사절가, 이팔 청춘가 등이 있습니다.

    이런 음악을 노래 부르실때나 혹은 이런 곡조를 들으실 때에는 의례히 굿거리 장단을 연상하시고 또는 무릎 장단을 치실 줄 아셔야 될 것입니다.

    (오늘도 전번에 이어 김준현 씨의 피리와 이창배 씨의 장고로) 먼저 한강수 타령을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한강수 타령」

    지난번 세마치 장단을 들으실때에도 말씀드렸습니다만 국악 장단의 특색은 기본 장단 안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보다도 장단의 변화에 있습니다.
    만일 기본 장단 만을 반복한다면 서양 음악에 있어서의 왈츠나 볼레로, 탱고, 룸바 등과 무엇이 그리 다르겠습니까?
무엇보다도 국악 장단의 특징은 기본장단의 변화에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 기본 장단이 어떤 모양으로 변화 되는가를 주의깊게 들으시면서 감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이번에는 풍년가를 들어보십시오.

    「풍년가」

    서양 음악에 비하여 국악의 선율은 단순합니다만 이것을 소박하게 수식의 변화를 주어 연주하는데 또한 매력이 있습니다. 다음에는 닐리리야를 들어보십시오.

    「닐리리야」

    국악에 있어서 가락과 장단이 얼마나 불가분의 관계가 있는가를 인식하시면서 이번에는 이팔청춘가를 들어보십시오.

    「이팔청춘가」

    웬일인지 기독교와 국악은 거리가 대단히 먼 것 같이 생각하시거나 국악은 기독교 사상과 배치된다고 생각하시는 분이 지금까지 계셨을지도 모르겠으나 이 국악 감상을 통해 국악에 대해서 새로운 인식을 갖게 되셨다는 분이 많아진다는 말씀을 들을 때 국악계 뿐만 아니라 앞날의 민족음악계를 위하여 대단히 기쁜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우리 찬송가에 있어서도 이와같이 한국적인 가락과 한국적인 장단으로된 찬송가가 하루속히 작곡되어야 할 것입니다. 흙냄새가 나는 – 한국 민족의 피가 흐르는 음악, 한국의 정서가 가득찬 음악은 무엇보다도 찬송가에서부터 작곡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면 이번에는 사발가를 들어보십시오.

    「사발가」

    특히 소박한 수식이기는 하지만 국악 선율의 변주법의 특징에 유의하시면서 다음에는 여러분이 즐기시는 베틀가를 들어 보시기 바랍니다.

    「베틀가」

    이만큼 굿거리 장단을 들어보셨으면 굿거리 장단이 몸에 배게 되셨을줄 믿습니다.
자기도 모르게 ‘좋다’ 소리가 터져 나오지 않습니까?
이번에는 마지막으로 태평가를 들어보십시오.

    「태평가」

    기본 장단의 복잡한 변화라기보다 때로는 이것이 간소화되어 서양 음악에 있어서 싱코페이션처럼 되는데에 더 큰 매력이 있습니다.
    같은 장고라도 치는 위치에 따라 음색을 얼마든지 갖가지로 내게 되니 이 얼마나 좋은 음악입니까?
    그러나 슬프게도 국악에는 신작(新作)이 없습니다.
    우리는 지금까지의 국악에서 좋은 점을 – 다시 말씀하면 민족적 요소를 발견하여 현대의 한국사람의 감정에 잘 맞는 새로운 국악을 창조해야 할 것입니다.

    다음 목요일에는 도드리 장단과 타령 장단에 대해서 해설해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