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감상 해설 HLKY _06 (1955년 3월12일)

    이 글은 나운영이 기독교방송에서 12회에 걸쳐 국악감상해설을 한 원고입니다.
아쉽게도 12번째 원고는 찾을 수가 없었고, 1955년도에 라디오 생방송을 위해 작성한 글이라 현재에 맞게 일부 수정했음을 밝혀둡니다. 아울러 이 국악감상 해설에 사용된 음원은 찾을 수가 없었고, 더 더욱이 실제 스튜디오에서 직접 생방송으로 연주한 음원은 확인할 수 없어 다른 음원으로 대체하였습니다.

 

    오늘은 국악감상 여섯 번째 시간입니다.
지난번 목요일에는 도드리 장단으로 연주되는 곡을 들으셨습니다.
도드리 장단으로 연주되는 곡은
12가사 중의 춘면곡, 죽지가, 황계사, 백구가, 어부가, 수양산가, 매화타령 등과
12잡가 중의 유산가, 적벽가, 선유가, 십장가, 소춘향가, 평양가, 형장가, 달거리, 방물가 등과
향악으로는 영산회상 중에서 염불, 상현, 하현 등이 있습니다.

    오늘은 타령장단으로 연주되는 곡을 감상하시겠습니다.
세마치, 굿거리, 도드리, 타령 장단 가운데 세마치는 3박자이고, 굿거리와 타령은 4박자이고, 도드리는 6박자입니다.
오늘 들으실 타령 장단에는 느린 것과 빠른 것 – 두 가지가 있는데 느린 것은 '덩 - - 기덕 - 덕 쿵 - 기덕 덕' 또는 '덩 - - 기덕 - 덩 - - 덕쿵'이고, 빠른 것은 '덩 - 덕 - 덩 덕쿵'입니다.

    「타령장단」

     이 타령 장단으로 연주되는 곡으로는 영산회상에 나오는 타령과 그 밖에 신고산 타령, 경복궁 타령, 신닐닐이야, 개고리 타령, 궁초 댕기 등이 있습니다.

    그러면 (오늘도 국립국악원에 계신 김준현 씨의 피리와 이창배 씨의 장고로) 경복궁 타령과 신고산 타령의 연주와 영산회상 중의 타령을 감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이제 먼저 다시 한번 타령의 장단 만을 들어보십시오.

    「타령장단」

    이 타령 장단이 어떤 선율과 잘 부합되는가를 생각해 보시면서 이제 경복궁 타령을 들어보십시오.

    「경복궁 타령」

    그동안 여러차례 말씀드렸습니다만 장고 장단에는 각각 기본 장단과 변화 장단이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여러분께서 들으신 바와 같이 가령 도드리 장단이라고 하면 그 도드리 장단의 기본 장단 만을 되풀이 하는게 아니라 곡의 진행에 따라 또는 곡의 기분에 따라 그 기본 장단이 시시각각으로 바뀌게 됩니다.
그리고 원래 고수는 기본 장단으로 치는 것을 그리 좋아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이 기본 장단이 너무도 단순하고 변화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얼핏 들어서는 도드리 장단의 기본 장단과 세마치의 변화 장단을 구별하기가 힘들거나 혹은 굿거리의 기본 장단과 타령의 변화 장단이 혼동되기가 쉽습니다.

    예로부터 일고수 이명창이라 하여 고수를 제일로 손꼽는 것만 보더라도 국악에 있어서 이 장고 장단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짐작하실 수 있으실 줄 믿습니다.
그러므로 반주자나 독창자는 자기의 기분을 잘 맞춰주는 고수를 선정해서 항시 그 고수하고만 연주를 하기도 합니다.
그 곡을 살리고 죽이는 것이 이 고수에 딸린 것을 생각하면 국악에 있어서 장고 장단이 얼마나 지배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가를 재인식하시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먼저 세마치, 굿거리, 도드리, 타령 등의 기본 장단을 분별하여야 되겠고 이 장단이 각각 어떤 모양으로 변화되어 연주효과를 올리는 것인가를 감상하여야 할 것입니다.
이번에는 신고산 타령을 들어 보십시오.

    「신고산 타령」

    서양 음악의 장단과 비교해 볼 때 국악 장단은 변화 무쌍이고 예측을 불허하는 독특한 장단이며 싱코페이션적이라고도 말할 수 있습니다.
또한 첫 박의 ‘떵’을 생략하거나 몇 박을 계속적으로 치지 않고 쉬는 수도 있어 기본 장단이 간소화되어 이런데서 대체로 주기적으로 같은 장단이 반복되는 서양 음악과 근본적으로 다른 맛이나 멋을 자아내기도 하는 것입니다.
이번에는 영상회상 중의 타령을 들어 보십시오.

    영산회상 중 「타령」

    그러면 이 다음 화요일 부터는 판소리 장단 중에서 진양조, 중모리, 자진모리 등의 순서로 (국립국악원에 계신 김윤덕 씨의 가야금 독주로) 해설해 드리겠습니다.

    끝으로 궁초댕기를 들어 보십시오.

    「궁초댕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