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물 편집
세계150가곡집
정선

세계 150 가곡집



나운영 편
초판발행: 1961년 3월 1일

출판사: 동아출판사
1,2권 총 558면
I 한국가곡 예술가곡
II 영창곡 민요곡 애창곡 성곡
책 머리에
   해방과 더불어 모어(母語)를 도로 찾은 우리는, 우리말로 세계의 이름난 가곡들을 노래할 수 있는 자유를 누리게 되었고, 그 결과 각종 가곡집의 간행을 보게 되었음은 실로 기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책들은 가정에서, 학교에서 또는 직장에서 널리 애용됨으로써 가곡 보급에 적지 않은 공헌을 하여 왔던 것이다.
   그런데 해방된 지도 이미 15년, 그동안 다른 부문의 출판물들이 그 내용이나 체제면에서 보여 온 뚜렷한 향상에 견주어 볼 때, 이와 같은 가곡집들은 유감스럽게도 그 대부분이 아직도 구각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이 또한 속일 수 없는 사실이 아닐 수 없다.
   곡의 선택에서 편집ㆍ인쇄에 이르기까지 일본의 그것을 비판 없이 도습 모방하고 있을뿐더러, 심지어는 일본판을 그냥 모사함으로써 보표나 가사의 미스까지도 그대로 옮겨 놓은 것이 있는가 하면, 특히 가사 번역에 있어서는 일본어역에서 중역함으로써 원 가사와는 아주 동떨어진 조잡한 것이 허다하게 있어, 이와 같은 안이한 태도에 대한 악계의 반성과 비판이 날로 높아가고 있는 터이다.
   편자도 일찌기 이와 같은 점ㅇ[ 착안하여, 보다 창의적이고도 본격적인 가곡집을 엮어 볼 뜻을 품어 오던 바, 마침 동아출판사에서도 이와 꼭 같은 뜻을 가지고 있음을 알게 되어, 마침내 출판 인쇄계에서 두드러진 독창적 업적을 가지고 있는 동 출판사와의 공동 작업이 여기에 이루어지게 되었던 것이다.
   이제 본인이 이 책을 엮음에 있어 특히 유의한 점 몇 가지를 들어 보면 다음과 같다.
   1. 이태리, 독일 가곡에 치우치지 않고, 되도록 한국, 불란서, 영국, 미국 등 여러 나라의 명곡도 골고루 실어 보자는 점.
   2. 민요곡이나 예술 가곡에 치우치지 않고 영창곡, 애창곡, 성곡 등도 골고루 실어 보자는 점.
   3. 외국곡이든 한국곡이든 간에 왜색풍이나 왜색풍에 가까운 곡조를 피해 보자는 점.
   4. 음악회용 독창곡분만 아니라 학교에서나 직장에서나 산과 들에서나 또한 교회에서나 어느 곳에서라도 즐겨 부를 수 있는 - 우리들의 실생활에 가장 필요한 노래를 되도록 많이 실어 보자는 점.
   5. 우리 나라에 아직까지도 소개되지 않았던 희귀한 명곡을 되도록 많이 실어 보자는 점.
   6. 특히 반주 악보에 있어서 오식이 없는 책을 만들어 보자는 점과 아울러 반주자가 책장을 넘길 때에 불편을 느끼지 않는 책을 만들어 보자는 점.
   7. 가사 번역에 있어서 원 가사에 충실하면서도 귀절법과 액선트, 발음 등, 곡조와 가사가 일치되도록 해 보자는 점. (중략)
위와 같은 방침에 따라 엮어진 이 책이 그 의도를 얼마나 살리고 있느가는 사용자 여러분의 비판을 기다릴 수밖에 없으나, 우리의 미풍 양속, 아니 우리의 민족혼을 좀먹는 왜색풍 유행가와 지나친 째즈풍 가요를 이 땅에서 몰아내고 건전하고도 명랑한 노래를 부를 수 있는 백성을 만드는 운동 - 국민 개창 운동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편자의 기대는 자못 큰 것이다.
   끝으로 이 책이 나오기까지의 모든 수고를 아끼지 않으신 동아출판사 편집부의 여러분과, 악보를 그려 주신 김선호 님, 그리고 가사 번역을 맡아 주신 박화목(영미), 박남수(불), 김창섭(이), 조병남(독) 님에게 감사를 드리는 바이다,